TEXAS 한인타운뉴스
美 영주권자 한인 과학자, 샌프란시스코 공항서 체포돼 수일째 억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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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A&M 박사과정 중인 김태흥 씨, 이유도 모른 채 구금 … 대마초 소지 기소 전력
미국 영주권을 지녔으며 텍사스 A&M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 국적의 40대 과학자가 한국을 방문했다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당국에 붙잡혀 수일째 억류됐다.
29일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에 거주 중이며 텍사스 A&M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태흥(40, 미국명 윌 김·사진) 씨는 지난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에 의해 제지당해 2차 입국 심사를 받은 뒤 체포되었으며, 현재까지 8일째 억류된 상태다.
김 씨는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약 2주간 한국을 방문한 뒤 귀국 중이었고, 입국 심사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CBP 요원에 의해 곧바로 구금 조치를 당했다. 이후 그는 변호사나 가족과의 접촉조차 제대로 허용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5세 무렵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해 약 35년 동안 미국에서 거주해 왔으며, 현재는 라임병(Lyme disease) 백신 개발을 위한 생명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미국 내 감염병 대응과 공공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미국 정부의 연구 지원과도 연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변호인단은 “그가 어떤 이유로 구금되었는지에 대해 당국은 지금까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지난 25일 어머니와 짧은 통화를 한 번 허용받았을 뿐, 이후에는 변호사 접견도 막힌 채 고립된 상태로 수감돼 있다.
김 씨는 2011년 소량의 대마초를 소지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으나, 법원은 그에게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고, 그는 이를 모두 이행했다. 변호인 측은 해당 사건은 이미 법적 절차가 종결된 사안이며, 김 씨가 이후 문제없이 미국에서 거주하며 학업과 연구에 매진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구금은 납득할 수 없고 과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CBP는 24일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영주권자가 마약 범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이민법을 위반한 경우 추방 절차에 따라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인계한다”며 “해당 외국인은 추방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ICE에 구금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가 구금된 환경도 논란을 더하고 있다. 김씨의 또 다른 변호인 칼 크룻 변호사는 “김씨는 침대 없이 의자에서 잠을 자야 했고, 물 이외에 다른 음료는 제공받지 못했으며, 24시간 조명이 켜진 밀폐된 공간에 갇혀 있었다”며 “낮에는 햇빛을 볼 수 없었고, 창문 근처에 갈 수 있는 시간도 밤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다”고 전했다. 또한 만성 천식 환자인 김씨가 스트레스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며 현재 약을 제대로 공급받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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