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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로 인해 텍사스 전기요금 780달러까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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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지원 축소에 반발 확산, 텍사스 경제에 최대 85억 달러 손실 전망
미국 상원이 곧 표결할 예정인 ‘One Big Beautiful Bill Act’(일명 ‘Big Beautiful Bill’)이 청정에너지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법안은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도입된 재생에너지 및 대규모 배터리 세액 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영리 에너지 정책 연구기관인 ‘에너지 이노베이션(Energy Innovation)’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텍사스 가정의 전기요금이 2030년에는 연간 평균 320달러, 2035년에는 780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청정에너지 구매자 협회(Clean Energy Buyers Association)’도 2029년까지 275달러의 추가 비용이 가정당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상승뿐 아니라 대규모 일자리 손실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환경경제 비즈니스 단체 E2는 IRA 세제 혜택 철회 논의가 본격화된 올해 1월 이후, 미국 전역에서 약 155억 달러의 투자가 취소됐으며 이로 인해 약 1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텍사스는 지난 2년간 배터리 저장 용량이 400% 급증하고 태양광 발전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청정에너지 확산의 중심지가 되었지만,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이러한 성장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액 공제 철회는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송전 장비 등 핵심 부품의 국내 제조 기반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법안은 원자력 및 지열 에너지에 대한 세금 혜택은 유지하고 있으나, 이들 에너지원은 향후 5년 내에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특히 데이터 센터의 증가로 인한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텍사스 주 공화당 의원들은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 보조금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며,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을 유도하는 1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기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기금 또한 핵심 부품 공급 지연으로 인해 시행이 늦어지고 있으며, 주의회는 최근 마감기한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상원 재무위원회 소속의 존 코닌(공화당·텍사스) 상원의원은 IRA 세제 혜택을 “재정 낭비”라 표현하며 폐지를 지지했지만, “이미 착공된 프로젝트에는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재생에너지 산업은 막대한 연방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며 “37조 달러에 육박한 국가 부채를 고려하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 종사자들은 이번 조치가 자신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에서 풍력 터빈을 정비하는 기술자 아를로 니콜스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내가 안정된 직업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청정에너지 산업 덕분”이라며 “의원들이 제대로 읽지도 않은 법안 하나로 우리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텍사스 경제에 약 85억 달러의 GDP 손실, 그리고 청정에너지 산업 전반의 프로젝트 취소, 설비 확대 지연, 고용 불안정 등 장기적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리= 김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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