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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인사회가 마주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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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물가와는 다른 체감물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
중간 선거 등으로 긍정적 전망 속 리스크 공존 전망
2026년의 출발선은 많은 미주 한인들에게 결코 고요하지 않다. 새해를 맞았지만, 기대보다는 조심스러운 관망이 앞선다. 2025년 한 해 동안 이어진 고물가와 고금리, 고용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은 가계와 사업체 전반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수치상으로는 안정 신호가 포착되고 있지만, 일상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무겁다.
KTN 신년호는 2025년 주요 경제 지표를 되짚고, 2026년을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현실적 목소리를 통해 ‘지표와 삶 사이의 간극’을 짚어봤다.
◈고용시장, 둔화 속 ‘버티기’의 시간
고용시장은 2025년 하반기부터 분명한 둔화 신호를 보냈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실업률은 4.6%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실업자 수는 약 780만 명에 달했다. 특히 27주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 실업자가 약 190만 명에 이르며, 고용 회복 속도가 과거보다 눈에 띄게 느려졌음을 보여준다. 10월 일자리 감소 이후 11월에 일부 반등은 있었지만, 월간 신규 고용 증가 폭은 뚜렷하게 둔화됐다.
임금 상승세도 마찬가지다. 평균 시급은 오르고 있지만 상승 폭은 줄어들어, 연간 임금 증가율은 약 3.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가 상승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저소득층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현장의 체감은 더욱 냉정하다. 빅테크 기업에서 근무하는 한인 양모 씨는 “지표상으로는 위기까지는 아니라지만, 회사 안에서는 언제 구조조정이 올지 모른다는 불안이 상존한다”며 “예전 같은 안정감은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월급이 소폭 오르더라도 고금리와 생활비 상승을 감안하면 체감 소득은 여전히 빠듯하다”고 덧붙였다.
◈“숫자는 안정,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무겁다”
2025년 하반기 들어 물가 지표는 점차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가을 기준 연율 약 3.0% 수준을 기록했고, 11월에는 2.7%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체감은 다르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일부 통계 왜곡 가능성이 지적되는 가운데, 한인 가정이 마주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식료품과 주거비처럼 필수 지출 항목의 압박은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한인 마트 업계 관계자 L 상무는 “정부 통계상 물가 상승률은 높지 않다고 나오지만, 현장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훨씬 높다”고 말했다.
L 상무는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식료품을 꼽았다. “유제품, 육류, 채소, 계란처럼 거의 매일 구입해야 하는 품목들이 전반적으로 오른 상태”라며 “이런 필수 식품은 대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 상무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생활에서 체감하는 주요 비용은 여전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식료품과 주거비, 보험료처럼 고정 지출 성격이 강한 항목 비용은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오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 가정들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대형 브랜드 제품 대신 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활용하면 품질 대비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정기 세일이나 쿠폰, 멤버십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가격 변동이 잦은 식재료는 세일 기간에 대량 구매해 장기 보관하는 방식이 지출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L상무는 마지막으로 “물가 지표는 분명 안정 신호를 보여주고 있지만, 한인 가정의 체감 부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며 “2026년을 대비해 불필요한 지출을 점검하고, 필수 소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지표와 생활 현장 사이의 간극은 크다. 숫자는 진정 국면을 가리키고 있지만, 장바구니 앞에 선 소비자들의 고민은 깊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관리하고 대비하느냐가 2026년 한인 가계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2026년 경제 전망 … ‘완만한 성장’ 속 공존하는 변수들
2026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급격한 둔화도, 강한 반등도 아닌 완만한 확장”에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202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약 1.9% 전후로 예상된다.
이는 2025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경기의 큰 후퇴는 피하되 강한 성장 동력은 제한적인 흐름이다. 고용 시장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26년 실업률은 약 4.5% 전후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7년 이후에는 실업률이 다소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적어도 2026년까지는 노동시장이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리 정책을 둘러싼 환경도 완화적인 방향으로 해석된다. 연방준비제도는 2025년 말 기준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경기 둔화 신호가 나타나는 국면에서 소비 여력과 고용 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기조가 곧바로 강한 경기 반등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완만한 성장 흐름을 지탱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Bank of Hope의 케빈 김 행장은 2026년 경제를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행장은 “2025년이 불확실한 관세 정책, 대규모 감세 및 복지 축소 입법과 발효, 금리 인하, 강경한 이민 정책 등이 맞물리며 경제 전반에 예측 불가능성과 불안정성이 컸던 해였다면, 2026년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김 행장은 “2026년에는 완만한 금리 인하 기조와 함께 양적 완화 정책이 유지되면서 시장 유동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중간선거를 의식한 각종 경기 부양 정책이 더해질 경우, 전반적으로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 시장이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 흐름 이면에 리스크도 공존한다는 지적이다. 김 행장은 “향후 관세 정책의 방향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연준 의장의 교체, 그리고 누적된 대규모 연방정부 부채와 재정 적자가 중장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2026년 경제는 ‘완만한 성장’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금리 완화와 경기 부양이라는 긍정적 요소와 관세·재정·정책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숫자상 안정과 체감 불안이 공존하는 국면에서, 가계와 기업 모두 보다 신중한 판단과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들의 금융 스트레스는 2025년 말 들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보고됐다.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일상 비용 증가(54%), 낮은 소득 증가(46%), 높은 부채 부담(35%), 고용 불안(33%) 등이 지적됐다.
이러한 지표는 ‘경제 회복’이라는 거시적 표현과는 별개로 가계가 느끼는 부담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할 수 있다.
◈2026년,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해
2026년 경제는 ‘완만한 성장’이라는 큰 틀 속에서, 안정과 불안이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 증가 속도는 둔화된 상태이며, 물가 압력과 가계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제 성장률이나 고용 지표는 긍정적·부정적 요소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결국 2026년은 “얼마나 성장하느냐”보다 “어떻게 버티고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한 해가 될 수 있다. 한인사회 역시 이 현실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새해의 첫 페이지를 열고 있다.
지표와 전망은 선택의 참고서일 뿐, 그 선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각 가정과 공동체의 판단이다.
이 기획 기사는 바로 그 판단의 출발점에 서 있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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