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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텍사스가 달라진다 “한인을 위한 생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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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법안·여행 규정·의료용 대마 확대·딥페이크 사기까지 생활 전반의 변화 점검
2025년의 마지막 달과 2026년의 첫 달이 이어지는 이 시기, 텍사스에는 여러 새로운 제도와 법안이 시행되고 있다.
대부분은 주민들의 일상에 조용히 스며드는 변화지만 그 영향은 작지 않다. 공공시설 이용 방식, 학교 평가 시스템, 의약품 구매 방식, 의료용 대마 확대, 주거 안정 대책, 인공지능 규제, 여행 규정까지 폭넓은 정책 변화들이 달라스 한인사회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노년층을 중심으로 급증한 로맨스 스캠 피해와 항공 탑승을 위한 TSA REAL ID 규정 강화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연말·연초의 환경은 예년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있다. 이제 한인들이 꼭 알아야 할 주요 변화를 하나씩 점검해 본다.
◈STAAR 시대의 종료와 새 평가 체계
가장 큰 변화는 학부모에게 직접 체감될 수 있는 교육 제도 변화다. 하원법안(HB) 8은 기존 STAAR 시험을 폐지하고 학기 중 세 차례로 나누어 진행되는 짧은 형식의 평가시험으로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시험 부담을 줄이고 시험 대비 중심의 교육 문화를 완화하겠다는 취지지만 평가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학생들이 느끼는 긴장감이 늘거나 학습 리듬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인 학부모들에게는 자녀의 학습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 변화로, 앞으로 교육 정책이 지속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정보 파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공공시설 화장실 출생 성별 적용
12월 4일 시행되는 상원법안(SB) 8은 트랜스젠더의 공공건물 내 사적 공간 사용을 ‘출생 시 성별’ 기준으로 제한한다.
공공학교, 대학, 정부청사, 교정시설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규정 위반 시 최대 12만 5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젠더 이슈와 맞닿아 있어 향후 사회적 논쟁이 예상되는 부분이며, 달라스 지역 한인 부모와 학생들도 이 규정 변경에 따라 이용 지침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료용 대마 다양한 제품 허용
올해 말부터 텍사스 의료용 대마 프로그램(TCUP)이 크게 확대되면서 의료 영역에도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 기존에 한정적이었던 대상 질환에 만성 통증, 크론병 등 새로운 질환이 포함되고, 처방 가능한 제품도 오일 중심에서 벗어나 패치, 로션, 의료용 흡입기 등 사용 방식이 다양해진다.
또한 주 보건 당국은 9개의 의료용 대마 공급업체를 조건부 선정해 기존보다 안정적인 공급 체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환자 접근성이 높아지는 만큼 약물 오·남용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사용자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거쳐 안전하게 복용해야 한다. 특히 지병을 가진 노년층은 약물 상호작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일부 의약품 규제 완화
연말부터는 일부 의약품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으로 기생충 치료제로 알려진 이버멕틴(Ivermectin)이 포함되며, 팬데믹 시기 논란이 있었던 약물이지만 이번 규제로 접근성이 강화된다. 다만 사용 방법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약사 또는 의료진 상담이 필수다. 규제 완화와 동시에 안전한 사용을 위한 신중함도 함께 요구된다.
◈재고세 면제 확대·ICE 협력 강화
다가오는 1월에는 세금과 치안 관련 변화가 본격화된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기업 재고세 감면 확대(HB 9)이다. 지금까지 2,500달러 미만에만 적용되던 면제가 12만 5,000달러까지 확대되며, 이는 소규모 비즈니스에는 상당한 혜택이 될 수 있다. 다만 지방정부의 세수 감소가 예상돼, 일부 지역에서는 세율 조정 논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카운티 보안국과 이민국(ICE)의 협력 의무화(SB 8)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287(g)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규정해 이민 관련 체포·송치 등 업무가 강화되며, 각 카운티는 인력 운영을 위한 보조금도 신청할 수 있다. 이 조항은 텍사스 대부분의 카운티를 포함한다.
◈무단 점유자 퇴거 절차 간소화
최근 텍사스에서는 무단 점유자(squatter) 관련 분쟁이 증가하면서 집주인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올해 말부터 시행되는 새 법안은 무단 점유자 퇴거 절차를 크게 단축해 집주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며 일부 조항은 이미 시행 중이고 나머지는 2026년 1월 1일부터 본격 적용된다.
한인 부동산 투자자나 렌트 집주인들에게 긍정적인 변화지만 실제 퇴거 과정에서의 인권 문제나 분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계약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REAL ID 미소지 시 추가 비용 발생
TSA는 내년 2월 1일부터 REAL ID가 없는 승객에게 45달러를 지불하고 임시 신원확인 서비스를 받아야 비행기 탑승을 허용한다. 이 임시 확인은 10일간 유효하며 온라인 사전 결제가 권장된다.
대부분의 승객이 이미 REAL ID나 여권을 사용하고 있어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지만, 노년층이나 발급을 미뤄둔 주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여행이 많은 시기인 만큼 여행 계획이 있는 한인은 반드시 ID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로맨스 스캠 … 한인 노년층 주의 요망
기술 발전 속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딥페이크 기술로 강화된 로맨스 스캠이다. 달라스에서는 최근 70대 한인 여성이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에게 20만 달러를 송금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결혼 예정임을 알리기도 했던 이 여성은 지인을 통해 돈을 송금한 후에 뒤늦게 로맨스 스캠임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딥페이크 기술은 얼굴, 목소리, 표정, 몸짓까지 정교하게 재현해 피해자가 진짜 사람이라고 믿기 쉽게 만들기 때문에 사기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로맨스 스캠뿐 아니라 정치, 언론, 커뮤니티 영상 논란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며 사회 전반의 신뢰 기반을 흔드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진다
이번 겨울 한인사회가 주목해야 할 변화는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일상과 건강, 안전, 경제적 위험까지 모두 연결된 문제다. 학교 평가 제도는 자녀 교육을 바꾸고, 공공시설 규정은 생활 동선에 영향을 미친다.
의료용 대마와 의약품 규제 변화는 건강 관리 방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무단 점유자 규정은 부동산 안정성과 이어진다. AI 규제는 직장과 비즈니스 환경을 바꾸며 여행 규정은 이동의 편의를 좌우한다. 딥페이크 사기는 재산뿐 아니라 감정까지 위협한다. 변화의 폭이 빠르게 넓어지는 이 시기, 가장 중요한 대비는 정확한 정보이며 한인사회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할 때 혼란을 줄일 수 있다. KTN은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들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지역 한인들에게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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