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수정처럼 맑은 ‘비버 호수’에 가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593회 작성일 25-03-07 09:13

본문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유레카 스프링스(Eureka Springs) 여행을 하면서 보는 야산을 끼고 조그맣게 형성된 도시의 아기자기함, 그리고 곳곳에 이곳의 특색을 살려 많은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이벤트들이 있지만, 산을 끼고 내려오는 수정처럼 맑은 이곳의 물을 보노라면 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내려버리고 그 속에 비친 자신의 깊은 내면까지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유레카 스프링을 끼고 돌아가는 화이트 리버(White River), 그리고 그러한 물이 모여 있는 비버 호수(Beaver Lake), 댐 밑으로 숭어낚시를 위해 자리 잡은 강태공들의 숨소리에 아침의 여명이 열립니다. 물안개를 헤치고 낚아 올린 숭어를 금세 제자리에 놓아주는 훈훈한 인심, 진정 그곳에 유레카의 본 모습이 숨어있는 듯합니다.


온천 도시의 포근함과 아기자기함을 간직한 유레카 스프링스의 서쪽에는 비버 호수라는 한국의 소양호처럼 꾸불꾸불한 산자락을 따라 형성된 아주 깨끗한 수질을 가진 호수가 있다. 작은 야산들을 끼고 있어서 풍경, 특히 댐 위에서 바라보는 저녁놀이 일품인 이곳은 호수 주변 곳곳에 별장, 캐빈, 각종 수상 스포츠 시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레카를 여행할 때마다 늘 비버 호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이곳에 삶의 터전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들만큼 풍요로운 자연경치를 자랑합니다. 특히 여름날 남태평양의 맑은 해수처럼 맑은 호수에 몸을 담가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고 차가운 늦가을 댐 하류에서 아침안개를 제치고 하는 숭어낚시의 매력은 미국의 어느 곳을 여행하는 것보다 나에게는 큰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곳을 여행하고 싶다면 한 번쯤은 호수자락을 끼고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한 비버 레익 커타쥐(Beaver Lake Cottages) 혹은 레익 쇼어 캐빈(Lake Shore Cabins)에 여정을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춰 놓은 멋진 캐빈들이 있습니다. 우거진 숲, 그리고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비버 호수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아침 일찍 안개를 헤치며 낚싯대를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숲길을 따라 호수로 내려가면 5월부터 10월까지 운행하는 벨 오브 더 오작(Belle of the Ozars)이라는 조그만 유람선이 있습니다. 여름 시즌에 여행하는 분들은 이곳을 여정에 꼭 넣기 바랍니다. 그리 크지 않은 조그만 배, 크루즈 항해처럼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나와 같은 서민에게 어울리는 소박한 항해, 그러기에 수정처럼 맑은 호수의 물살을 보다 가까이할 수 있고 사람들과 금세 친해질 수 있습니다. 


크루즈를 할 때 꾸불꾸불 호수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조각처럼 빚어진 오작(Ozarks)의 산들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배를 이용하여 호수에서 수영과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도 있고 각종 이벤트도 할 수 있습니다. 


계절마다 아름다운 옷을 갈아입는 비버의 향연을 바라봅니다. 비버 호수를 바라보는 레익 쇼버 캐빈의 흔들의자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아봅니다. 밀려오는 고국에 대한 생각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맘 호수만 하니 눈감을 수밖에’ 라는 정지용 님의 시가 오늘 나의 맘을 적시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1970년대의 일이다. 한국에 처음으로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될 무렵 한국에는 최신형 고속버스가 도입 되었고 그 당시 고속버스 운전사는 아주 특별한 대단한 직업으로 인식이 되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의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자동차가 드물었던 시대를 반영하는 예…
    여행 2025-06-27 
    저는 꽃을 매우 좋아합니다. 마당에 가지런히 심은 각종 꽃으로부터 물가 너머로 들녘을 아름답게 장식한 이름 모를 야생화까지 마음의 한 구석 응어리진 부분을 털어버리고 세상에 영롱한 빛을 품게 하는 오색찬란한 꽃들을 좋아합니다. 세월이 흐른 만큼 마당에 깊게 뿌리를 내…
    여행 2025-06-21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포트워스 다운타운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지고 있는 피아노 콩쿠르중의 하나인 Van Cliburn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다녀왔습니다. 15회 우승자인 ‘선우예권’, 16회 우승자인 ‘임윤찬’ 군의 사진이 콘서트홀을 장식한 포트워스의 Bass…
    여행 2025-06-13 
    우리는 세상이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모든 것을 나누고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 이분법(Dichotomy)에 익숙해 있는 듯 합니다. 모든 서양철학이 근본이 그러하듯이 두 부분으로 나누는 것을 의미하는 이 용어(헬라어의 dicha는 '두 쪽으로'를 의미하고, temnein은…
    여행 2025-06-07 
    세상을 끝없이 어머니의 품속 같이 느끼며 하늘을 나는 새하얀 깃털이 지능이 낮아 늘 부족했던 영화 속의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의 품으로 날아듭니다. 인간의 황폐화된 모습 속에 모순을 치료하며 안식처의 모습으로 깃털은 조용히 나에게도 날아 들었습니다. 포레스트 검프가 할 …
    여행 2025-05-31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만큼 두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태평양의 망망대해에서 풍랑을 만나 방황하는 것과 같습니다. 존재에 대한 몸부림과 고민을 짊어지고 앞을 알 수 없는 끝없이 넓은 바다를 헤쳐나가고 있노라면 언젠가는 길에 대한 이정표를 만날 수…
    여행 2025-05-24 
    소중한 유타(Utah)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달라스로 돌아오니 텍사스 5월의 날씨라고 하기엔 아직도 쌀쌀한 텍사스의 이상 기후가 메마른 땅을 흠뻑 적시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선 유타주의 주도인 솔트 레익 시티(Salt Lake City)에 있는 몰몬 태버내클 합창단(…
    여행 2025-05-10 
    테네시주(Tennessee)를 여행하다 보면 이외의 곳에서 생소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달라스에 사는 많은 이들이 뉴욕의 동부 혹은 아틀란타의 남부로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도로 곳곳에 널린 미국의 유수 관광지나 역사의 흔적들을 놓치고 지나갈 때가 너무 …
    여행 2025-05-03 
    2025년이 시작이 된지 어느덧 5월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달라스의 봄은 미국의 어느 곳보다 빨리 찾아와 3월이면 벌써 온 대지에 봄기운이 가득하여 수많은 꽃 축제와 더불어 각종 페스티벌이 곳곳에서 시작을 알리곤 합니다. 특히 2월말부터 달라스 식물원(Dallas …
    여행 2025-05-01 
    예전의 텍사스의 날씨와는 사뭇 다르게 변덕스럽고 가을처럼 선선한 날씨를 느끼며 달리다 보니 벌써 5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4월, 5월이면 텍사스에서는 왕성하게 활동하기 가장 적당한 기온을 유지하는데 곳곳에서는 각종 페스티벌이 우리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
    여행 2025-04-18 
    늘 새로움을 더하는 하루 하루가 우리 앞에 계단을 놓고 있습니다. 녹음이 우거지고 비로소 시작되는 텍사스의 무더위는 상쾌한 숲 속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방금 찬물로 씻은 듯 시원한 미소로 여름을 맞이하기를 구하고 있다. 때로는 헉헉거리며 땀에 얼룩진 삶의 모습을 아무도 …
    여행 2025-04-11 
    2025년이 엊그제 시작이 되는가 싶더니 벌써 4월의 시작점에 와있습니다. 아직은 봄이 채 이른지 쌀쌀한 아침 기운에 살짝은 어깨를 움츠리지만 금세 하늘이 거치며 따스한 텍사스의 햇살이 온 대지에 충만한 생명의 빛을 선사합니다. 이번 봄은 얼마나 우리에게 많은 일들을…
    여행 2025-04-04 
    한 무리의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태양아래 아름다운 짙푸른 초원이 있고 경치 좋은 산을 병풍 삼아 한가롭게 되새김질하는 소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메마른 샘에 단비가 내려 졸졸거리는 샘물소리와 어우러진 목동의…
    여행 2025-03-28 
    드디어 완연한 봄입니다. 주위의 모든 만물이 슬슬 봄의 전령들을 보내고 봄을 예찬하는 노래들이 우리의 입가를 맴돌게 하고 있다. 지난3월초에 달라스 북쪽 오클라호마 주의 치카소(Chikasaw)에 갔을 때만 하더라도 아직 완전한 봄의 기운과 초록의 향연을 완전하게 느끼…
    여행 2025-03-21 
    봄의 길목에 서서 바쁜 일상을 탈출하여 무심코 산과 물을 건너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3월과 더불어 시골길을 걷는 것은 탄생하는 생명의 신비를 경험하며 곳곳에 숨어있는 자연의 멋을 몰래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곳곳에 기지개를 펴는 송송이 달려있는 새순 …
    여행 2025-03-14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