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때 미국 입양된 어머니 킴 … NFL·NHL 구단 경영한 스포츠계 대표 인물

2026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3년 연속 준결승에 오른 제시카 페굴라(32)는 미국 여자 테니스를 대표하는 정상급 선수이면서 한국계 미국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어머니가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킴 페굴라이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3위 페굴라는 8일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 미국의 엠마 나바로를 3-6, 6-4, 6-3으로 꺾었다. 이번 승리로 2024년부터 3년 연속 US오픈 준결승에 올랐으며, 올 시즌 여자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50승을 기록했다. 준결승에서는 세계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와 맞붙는다.
페굴라의 가족은 미국 스포츠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어머니 킴 페굴라와 아버지 테리 페굴라는 NFL 버펄로 빌스와 NHL 버펄로 세이버스를 소유한 프로스포츠 구단주 가족이다.
특히 어머니 킴의 이력은 한인들에게 남다르다.
킴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랄프와 마릴린 커 부부에게 입양돼 뉴욕주 로체스터 인근 페어포트에서 성장했다.
이후 뉴욕의 호튼 칼리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1991년 졸업했다.
졸업 후 킴은 테리 페굴라가 운영하던 천연가스·석유회사 이스트 리소시스(East Resources)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1993년 결혼했다. 킴은 2010년 회사가 매각될 때까지 이스트 리소시스의 경영에 참여했다.

페굴라 부부가 스포츠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2011년이다.
NHL 버펄로 세이버스를 인수한 데 이어 2014년에는 NFL 버펄로 빌스를 14억 달러에 인수, 현재 구단주를 맡고 있다.
킴은 단순한 구단주의 배우자에 머물지 않고 직접 프로스포츠 경영에 참여했다. 버펄로 세이버스 사장을 맡았고 NFL과 NHL의 여러 주요 위원회에서도 활동하며 미국 프로스포츠계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 경영인으로 자리 잡았다.
아버지 테리 페굴라는 석유·천연가스 사업으로 재산을 일군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1983년 가족과 지인에게 빌린 7,500달러를 바탕으로 이스트 리소시스를 설립했으며, 2010년 회사의 주요 자산을 로열더치셸에 약 47억 달러에 매각하면서 큰 부를 축적했다.
이후 프로스포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버펄로 세이버스와 버펄로 빌스를 차례로 인수했다. 포브스는 9월 9일 현재 테리 페굴라의 순자산을 약 118억 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테리와 킴 사이에는 제시카를 비롯해 켈리와 매튜가 있으며, 테리의 이전 결혼에서 태어난 마이클과 로라까지 모두 다섯 자녀가 있다.
이 가운데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이 제시카다. 일곱 살 무렵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세계 정상권에 진입했다. 2024년 US오픈에서는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제시카와 한국의 인연도 이어지고 있다. 어머니의 출생지인 한국에서 열린 코리아오픈에 출전해 2023년 정상에 올랐다. 당시 그는 우승 후 어머니가 한국에서 태어나 입양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에서 우승한 것이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제시카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의 스포츠 참여와 대표성을 높이는 활동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2022년에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테니스 선수들의 교류와 지원을 위한 AAPITA(Asian American Pacific Islander Tennis Association) 설립에도 참여했다.
화려한 집안 배경 때문에 페굴라에게는 종종 ‘억만장자 상속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는 오랜 부상과 재활을 거치며 20대 후반 이후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고, 현재는 미국 여자 테니스의 대표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US오픈에서 다시 4강에 오른 페굴라는 이제 2024년 결승에서 자신을 꺾었던 사발렌카를 상대로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