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텍사스 ‘실리콘 초원’ 후보로 거론 …회 사 측은 아직 공식 확인 안 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애리조나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 생산 거점을 검토하고 있으며, 달라스가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다는 대만 언론 보도가 나왔다. 최대 6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수 있고, 총투자액은 애리조나 단지에 약속한 265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만 경제일보(Economic Daily News)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새 공장에는 애리조나보다 한층 더 앞선 공정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투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달라스를 비롯한 북텍사스 일대는 ‘실리콘 초원(Silicon Prairie)’로 불린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빗댄 별칭이다.
이 지역에는 반도체 제조와 실리콘 웨이퍼, 광통신,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이 이미 몰려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와 광학부품 업체 코히런트(Coherent), 삼성전자, 테슬라 등이 대표적이다. TSMC 공장이 들어서면 지역 반도체 산업 기반이 한층 탄탄해지고,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안에서 해결하려는 흐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경제일보는 내다봤다.
TSMC가 미국 생산을 늘리려는 배경에는 주요 고객사의 요구가 있다. 엔비디아(NVIDIA)와 인텔, AMD, 애플 등이 미국에서 만든 반도체를 더 많이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지 않는 반도체 업체에 최대 200%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경고를 다시 꺼내 들었다. 추가 투자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미국 시장의 비중도 크다. 2026년 상반기 TSMC 매출의 약 75.64%가 미국 고객사에서 나왔다.
대만 내부 사정도 해외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TSMC는 최근 몇 년간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고, 대만의 부족한 부지와 물,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늘려 왔다. 애리조나 피닉스 단지에는 반도체 공장 6곳과 첨단 패키징 시설 2곳, 연구개발(R&D) 센터가 들어설 계획이다.
AI 열풍으로 반도체 생산 계획을 새로 짜는 곳은 TSMC만이 아니다. 대만 반도체 업체 뱅가드(VIS)와 네덜란드 NXP의 합작사 VSMC도 싱가포르에 두 번째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1공장이 본격 양산에 들어가기도 전에 생산 물량이 모두 예약됐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레우 팡(Leuh Fang)은 AI 붐이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는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고, 공장을 완전히 가동하는 시점도 당초 목표인 2029년보다 빨라질 수 있다.
실적도 오름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VIS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4억51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13.8% 늘었다. 고객사들이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 주문을 앞당긴 데다, AI 관련 칩과 스마트폰 전력관리칩 등의 주문이 늘면서 출하량과 평균 판매 가격이 함께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