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은 식고 유가는 뛰고…월가, 금리와의 힘겨루기

9월 2일 미국 경제는 ‘둔화하는 고용과 꺾이지 않는 물가 압력’이라는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민간 고용 증가세가 예상보다 약해진 가운데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뉴욕증시는 다우와 S&P 500이 소폭 상승하고 나스닥이 약보합을 보이며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 민간고용 3만8천명 증가…예상 밑돌아
이날 발표된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민간 부문 고용은 8월 3만8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 4만8천명을 밑돌았으며, 7월 증가폭은 4만6천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8월 고용 증가 속도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느렸다.
업종별 차이도 뚜렷했다. 교육·의료 부문에서는 4만5천개의 일자리가 늘고 레저·접객업과 건설업에서도 고용이 증가했지만, 제조업에서는 1만7천개, 전문·비즈니스 서비스에서는 1만6천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시장 관심은 이제 4일 발표될 미 노동부의 8월 고용보고서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에 따르면 비농업 고용은 5만6천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4.1%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10년물 4.8% 돌파…‘5%’가 증시 경계선
채권시장도 증시의 중요한 변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8%를 넘어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빠르게 5%에 접근할 경우 최근까지 이어졌던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한다. 특히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기술주와 AI 관련주는 금리 상승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66%로 반영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약 36% 수준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지난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충분히 내려가지 않을 경우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시장의 금리 전망이 빠르게 바뀌었다.
• 유가 $90 안팎…인플레이션 다시 압박
국제유가 역시 연준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전날 WTI는 하루 만에 5.2% 급등해 배럴당 90.22달러, 브렌트유는 4.6% 오른 94.65달러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2일에는 상승세가 다소 진정돼 WTI가 89달러대, 브렌트유가 94달러대로 내려왔지만 높은 가격 자체가 인플레이션에는 부담이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휘발유와 운송비를 거쳐 상품과 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파급될 수 있다. 고용은 둔화하는데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리는 상황은 연준의 정책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 월가 혼조…AI는 여전히 버팀목
이날 오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약 0.5%, S&P 500이 약 0.1% 상승한 반면 나스닥은 0.1% 안팎 하락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전날에는 다우가 0.79%, S&P 500이 0.71%, 나스닥이 1.03% 각각 하락했다.
높은 금리가 기술주를 압박하고 있지만 AI 투자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시장의 버팀목이다. 델 테크놀로지는 AI 서버 수요를 바탕으로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이날 장 마감 후 예정된 브로드컴과 스노우플레이크의 실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 오늘의 포인트
현재 미국 경제는 방향이 다른 두 힘 사이에 놓여 있다. 고용 둔화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이지만, 높은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은 반대로 긴축 필요성을 높인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의 최대 분수령은 금요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다. 고용이 예상보다 크게 약해질 경우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될 수 있지만,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오늘 시장의 한 줄:
고용은 식고 있지만 유가와 국채금리는 높다. 지금 월가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결국 “연준이 9월에 다시 금리를 올릴 것인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