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한인문화센터, 쇄신 4대 과제 이행 완료


김효행 이사, 이상진 이사, 정창수 이사장, 박준택 이사, 장희선 위원, 김민정 위원)
8월 20일 낮, 달라스 한인문화센터(KCCD) 회의실. 정창수 이사장이 이해충돌 공개서에 가장 먼저 이름을 적고 서명했다.
이사와 자문위원들도 같은 서식을 받아 들고 이어서 서명했다. 이해관계가 있으면 미리 밝히고, 해당 안건의 의결에서는 빠진다는 약속에 스스로 서명하는 절차였다.
KCCD 정창수 이사장이 지난 6월 5일 쇄신 성명을 발표한지 석달 만에 약속한 4대 쇄신 과제를 마무리하는 정기 이사회가 열렸다. 이날 이사회에서 KCCD의 공식 정관과 세부규정 3건이 채택됐다.
2013년 건립추진위원회 발족 이후 12년 만이다. 그동안 KCCD에는 주정부에 등록된 설립증서만 있었다. 2년 전 정관 문안이 마련된 적은 있었지만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 이날 채택된 11장 55개 조문이 KCCD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된 정관이다.
지난 6월 5일 정창수 이사장의 쇄신 성명으로 공식화된 4대 과제 (비활동 이사진 교체, 특별자문위원회 신설, 정관 채택, 투명성 웹사이트 구축)는 이로써 모두 마무리됐다. 당초 약속한 이행 기한인 9월 30일보다 앞선 완료였다.

◈ 스스로 마감을 정하고, 벌칙까지 적어 넣었다
쇄신의 출발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동포들의 모금과 차입금으로 2014년 매입한 건물은 현재 400만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공동 자산이지만, 정작 그 운영은 오랫동안 동포사회의 시야 밖에 있었다. 12년간 결산공고는 세 차례에 그쳤고, 이사진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폐쇄적 운영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2018년과 2023년, 2024년에도 동포 사회의 개선 요구와 약속이 있었지만 실질적 이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창수 이사장이 이번에 내놓은 쇄신 계획서가 이전의 약속들과 달랐던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날짜였다. 과제마다 이행 시기를 못 박았다. 다른 하나는 책임이었다. 9월 30일까지 미이행 항목이 남을 경우 외부 회계감사를 즉시 집행해 그 결과를 동포사회에 공개한다는 조건을 스스로 계획서에 써 넣었다. 지키지 못하면 자신이 감사를 받겠다는 뜻이었다.
이어진 절차도 자신에게 유리한 쪽이 아니었다. 6월 중 기존 비활동 이사 8인이 사임했고, 신규 이사 모집을 위해 한인 언론 매체에 공고를 게재했다. 심사는 적격 심사, 특별자문위원회 검토, 종합 심사의 3단계를 거쳤다. 임대차 계약 관계 여부와 정치적 중립, 특수관계자 거래 사전 공개, 배경조회 동의 등도 확인 대상이었다.
한달 간의 심사 과정을 거친 뒤 지난 8월 5일 임시이사회에서 김효행·박준택·이상진 이사가 새로 선임됐고, 총무이사에 박준택, 재무이사에 이상진이 임명됐다.
새 정관에는 이사장 자신의 권한을 좁히는 조항이 여럿 들어갔다. 순이익의 사용처를 커뮤니티·문화·교육 사업으로 제한해 임의 전용을 차단했고, 임대차 계약 관계자는 이사가 될 수 없도록 결격 사유를 신설했다. 이사 임기를 제한하고 연임의 예외는 이사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는 경우로만 남겼다. 특별자문위원회는 의결권 없는 자문 기구이지만, 이사회를 지원하는 동시에 견제하고, 권고와 다르게 결정할 경우에는 사유를 동포사회에 공개하도록 했다.
정창수 이사장은 “쇄신을 시작하며 약속드린 네 가지 과제를 오늘 모두 문서로 확정했다”며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것이 이번 쇄신의 목적이었고, 이제 남은 일은 이 절차를 지키며 운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포사회가 그 과정을 KCCD 웹사이트와 언론을 통해 직접 확인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말이 아니라 행동을 봤다” – 이사·자문위원들의 소감
이날 회의 말미에는 이사와 자문위원들이 차례로 소감을 밝혔다.
정창수 이사장은 “문화센터가 안고 있던 문제를 풀기 위해 쇄신특별위원회가 발족한 지 몇 달이 지났다. 자문위원님들과 이사님들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정리되고 마무리되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 문화센터가 달라스 교민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문화센터다운 문화센터로 더욱 발전해, 꿈에 그리던 모습이 완성되기를 바란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상진 이사는 “이사장님과 자문위원들이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 한인 사회를 위해 봉사하시는 것을 보고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 I wanna salute every one of you.” 그의 소회는 영어 한 문장으로 끝났다.
김효행 이사는 “법률과 부동산, 학계, 미디어 등 각계 인재들이 달라스 한인 사회를 위해 함께 협력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꼈다”며 “미 주류사회와 달라스 한인 이민사회를 연결하는 가교가 되는 이사회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준택 이사는 조금 더 먼 곳을 내다봤다. 그는 커뮤니티 안에 이미 여러 기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한인 사회의 여러 기관과 단체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쇄신특별위원회 해산에 앞서 최종 활동 보고를 맡은 김원영 위원의 발언은 담담했다. 그는 쇄신특위가 한 일은 결국 문서 초안과 구조의 기본을 만드는 일이었다며, 정관은 지켜질 때 비로소 규범이 되고 공시는 실제로 공개될 때 비로소 투명성이 된다고 말했다.
안건은 미리 통지하고, 서류는 공식 창구로 접수하고, 이해관계가 있으면 미리 밝히고 의결에서 빠진다. 이 세 가지만 지켜지면 대부분의 분쟁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그는 “이 절차를 실제로 운용하는 것은 이사회의 몫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는 “한인문화센터가 달라스에서 오래도록 보존되기를 바란다. 하와이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문화센터가 이미 없어졌다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달라스만큼은 법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튼튼한 토대를 쌓아, 절대 무너지지 않는 반석처럼 단단한 기반 위에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희선 위원은 “큰 결심을 하시고 그 결심이 행동으로 옮겨져 결국 정관이 세워졌다. 이제 KCCD가 한인들에게 사랑받고 찾고 싶은 조직으로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정관은 이해 충돌 방지 정책을 비롯해 비영리재단을 잘 운영하고 지켜 나갈 수 있는 법적 기반을 잘 갖춘, 상당히 잘 만들어진 정관이라고 보며 다른 한인 단체들에게도 모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이크 송 위원은 다음 세대를 이야기했다. 1.5세인 그는 “봉사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인데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부동산 분야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센터를 비롯한 한인 기관들이 1.5세를 거쳐 2세, 3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정 위원은 “기꺼이 함께 해주신 자문위원님들의 헌신과 수고가 컸다. 또한 이사장님의 쇄신 결단과 추진력, 그리고 신임 이사님들의 사심없이 바르게 하고자하는 의지와 노력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모두에게 감사를 표했다.
◈ 이제 동포사회가 확인할 차례
달라진 점은 8월 28일부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투명성을 내세운 KCCD의 현황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웹사이트(kccdtx.org)가 개설된 것이다. 홈페이지는 메인화면, 투명성 공시, 정관, 그랜트 프로그램, 소식 등 다섯 개 면으로 구성된다. 이사 명단과 정관, IRS Form 990 기준 재무 자료, 이사회 회의록이 상시 게시된다.
정기 이사회는 연 2회 열되 언론에 공개하며, 결산공고는 매년 Form 990과 일치하는 수치로 공개한다. 함께 채택된 세부규정 3건 가운데 그랜트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은 임대 수입에서 나온 이익금을 비영리 한인 단체의 사업과 행사에 환원하는 경로를 제도화한 것이다. 신청 자격부터 심사 절차, 이해충돌 배제, 결과 공개까지가 문서로 정해졌다.
쇄신특별위원회는 이날로 그 역할을 마쳤다. 별도 조직이 아니라 특별자문위원회가 한시적으로 겸해 온 역할이었던 만큼, 위원 4인은 특별자문위원으로서 앞으로도 이사회를 지켜보게 된다. 정책 문서와 심사 기록, 웹사이트 운영과 공시 관리는 총무이사에게 이관됐다.
12년간 미뤄졌던 숙제가 석 달 만에 정리됐다. 남은 것은 이 문서들이 실제로 지켜지는지를 동포사회가 확인하는 일이다. KCCD는 그 확인의 창구를 스스로 열어두기로 했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