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K팝 인기 타고 주류 시장 안착…한인 상권이 닦은 기반 위에 미국 소비자 급증
유리알처럼 맑고 윤기 나는 피부를 뜻하는 ‘글래스 스킨(Glass Skin)’이 미국 뷰티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K-뷰티가 북텍사스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한인 소비자 중심이었던 한국 화장품 시장은 이제 미국 소비자들까지 끌어들이며 캐롤튼을 넘어 프리스코 등 북텍사스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는 매끄럽고 투명한 피부를 연출하는 한국식 스킨케어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뷰티 오브 조선(Beauty of Joseon), 아누아(Anua), 메디큐브(Medicube) 등 한국 브랜드 제품들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와 전문 매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콜라겐 마스크팩과 기능성 세럼 등도 기존 서구 브랜드 제품을 대신해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K-뷰티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C San Diego)의 이문섭 경제학 교수는 한국 화장품이 뛰어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유행 변화를 빠르게 반영해 수개월 안에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개발부터 출시까지 2년 가까이 걸리는 일부 미국·유럽 브랜드보다 시장 대응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 화장품은 전년보다 15.1% 증가한 21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한국은 2024년 미국 화장품 수입국 가운데 프랑스를 제치고 최대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북텍사스에서도 K-뷰티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뷰티 전문 유통업체 스코시(Sukoshi)는 최근 프리스코에 약 1,200제곱피트 규모의 매장을 새로 열었다. 이 밖에도 캐롤튼H마트 주변 상가에는 다양한 한국 화장품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특히 캐롤튼은 오래전부터 북텍사스 한인사회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며 K-뷰티 확산의 기반을 마련했다.
1965년 미국 이민법 개정 이후 달라스 지역으로 한인 이민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한국 식품점과 식당, 화장품 전문점들이 잇따라 들어섰고, 현재는 캐롤튼 H마트 주변을 중심으로 다양한 한국 뷰티 매장이 밀집해 있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덴튼에 거주하는 트리니티 리드(26)는 K-팝을 계기로 3년 전부터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존에 사용하던 프랑스 브랜드와 미국 드러그스토어 제품을 모두 한국 브랜드로 바꿨으며 “피부 트러블이 줄었고 주변 사람들이 피부가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해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뷰티 성장 배경으로 국제 정세 변화도 꼽는다.
과거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 시장은 중국이었지만, 양국 관계 악화 이후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북미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기에 SNS를 통한 입소문과 온라인 판매 확대가 맞물리면서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SNS에서 새로운 성분이나 피부 고민이 화제가 되면 즉각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어 DNA에서 추출한 피부 재생 성분인 PDRN을 활용한 제품과 쌀 추출물을 이용한 미백 제품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텍사스처럼 자외선이 강한 지역에서는 비타민C 세럼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뷰티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미국 뷰티 시장의 새로운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특히 한인사회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유통망과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 빠른 제품 개발 능력이 맞물리면서 북텍사스는 미국 K-뷰티 시장의 중요한 거점 가운데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