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데스크칼럼

영구 분단 …‘천추(千秋)의 한(恨)’을 품은 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in
오피니언 댓글 0건 작성일 19-07-26 15:29

본문

7월27일은 66년 전 6.25전쟁의 ‘휴전협정’이 체결된 날이다. 전쟁 발발 이후 3년간 한반도를 폐허로 만들었던 전쟁의 총성은 멎었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戰)’- 즉 전쟁이 잠시 중단된 날의 시작이다. 그리고 평화가 정착되지 않은 채로 66년을 이어오며 분단체제의 고착을 가져왔다. 이 정전협정은 과연 어떻게 체결되었으며 우리에겐 어떤 의미를 지닐까?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은 전쟁 초기 북한의 압도적 우세로 대한민국은 낙동강 전선까지 밀리며 나라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허나, 바로 유엔군의 참전과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는 역전되었다. 국군과 유엔군은 평양을 넘어 압록강까지 북진하며 통일을 눈앞에 두었다. 하지만 중공군이 참전하며 국군과 유엔군은 후퇴했고, 1951년 여름 이후 전쟁은 38선 근처에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때 김일성의 배후였던 소련이 유엔주재 대표 말리크를 앞세워 정전을 제의하였고, 유엔군 사령관 릿지웨이는 이 제의에 따라 정전회담 개최를 동의한다.

따라서 릿지웨이는 북한의 김일성과 팽덕회(彭德懷) 중국군 사령관을 파트너로 정전회담을 시작한다. 그 해 7월 8일 개성에서 예비회담, 7월 10일부터 본 회담을 시작했다. 그리고 17일만에 땅 가르기, 포로문제 등에 대한 주요 의사일정을 합의하고 10월 27일부터 군사분계선 설정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토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군사분계선 확정문제는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난항을 거듭하다가 결국 11월27일 현재의 양측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접촉선을 기준으로 군사분계선을 설정한다는 내용에 합의한다.

그러나 다시 포로문제 등으로 다시 난항을 거듭하다가 드디어 회담 시작 2년만인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정각 제159차 본 회의장인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조인되었다. 다만 정전을 반대한 이승만 한국정부는 최덕신 육군 소장을 배석만 시킨 채 협정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그 사이 쌍방간은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피 터지게 싸웠다. 회담장에서는 ‘설전(舌戰)’이, 전선에서는 땅 따먹기 ‘혈전(血戰)’이 전개되었다. 죽을 고생은 국민들만 했다. 어쨌든 총성은 멎었다. 하지만, 실제는 전쟁의 종식이 아닌 ‘정전’ 상태에 들어간 것이었다. 우리로서는 자유민주체제의 통일을 눈앞에 둔 채 영구 분단이 되어버린 ‘천추의 한’이 된 날이었다. 그리고 이 한(恨) 맺힌 날은 세월이 흐를수록 세인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다.
미국은 조기(弔旗) 게양, 한국은 ‘멀뚱멀뚱’

미국에서는 이 날, ‘정전협정일’을 맞으면 6.25전쟁에서 전사한 수만 여 명의 미군을 추모하기 위해 이 날을 기린다. 지난 2009년 미국의 ‘한국전 참전용사정전일’로 제정하여 조기를 게양하고, 이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경의를 표하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전에서의 미군 전사자는 모두 54,000여명, 부상자는 10만 여명이 넘었고, 한국전에 참가한 미군 장성의 아들들은 모두 142명, 그 중 35명이 전사하였기 때문이다. 그들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전협정일에 그냥 ‘멀뚱멀뚱’이다. 특히 무슨 행사를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오히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 날을 멋대로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일’로 정하고 ‘전승기념관’을 개축하여 서방 기자들까지 초청,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한 김일성 대원수의 전승업적을 길이 빛내기 위한 기념비적 창조물“이라면서 대대적으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우리 정부는 이 날의 ‘한 맺힘’ 본질을 애써 덮고 감추려 한다. 되레 국군 통수권자가 앞장서서 대한민국을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이상한 나라’로 바꾸려는 음모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들은 마치 코미디 하듯 오히려 북의 김정은의 하수인처럼 ‘위장평화 쇼’를 벌이며, 이 정전협정을 일방적으로 ‘종전선언’으로 탈색시키고 있다. 주사파 좌경 세력들을 앞세워 미국을 꼬드겨 이를 ‘평화협정’으로 까지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국민들까지 ‘궁민(窮民)’으로 만들고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그야말로 불감청고소원(不敢請 固所願)이다. 자기가 나설 일을 적국 정부가 스스로 나서고 있으니 속으로 얼마나 쾌재를 부르랴! 도무지 제정신 있는 나라가 아니다.

늘 말하듯 평화는 스스로 방위능력이 없으면 100% 적에게 먹히고 만다. 그걸 알면서도 종전선언+평화협정+유엔사해체+주한미군철수+남북체제연합+김정은 남쪽침탈...마치 월남의 전철 밟듯 길을 닦아준다면 그야말로 이 정부는 훗날 결코 여적죄(與敵罪)를 면치못할 것이다. 즉 제명대로 못살 것이라는 얘기다.

억지춘향 식으로 잠시 싸움을 멈춘 7월27일 ‘정전협정일’을 맞으며 마음이 착잡하다. 적어도 우리 해외동포들이라도 힘을 뭉쳐 북의 주사파 좌경세력들을 내부로부터 솎아내고 자유민주주의의 확고한 재정립을 새로이 외치는, 그야말로 ‘실풀이 한마당’이라도 선보였으면 좋겠다. *

손용상 논설위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데스크칼럼 목록
    김길수의 이슈 망원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사임이니 경질이니 뒤 말은 많지만 취임 1년 6개월 만의 불명예 하차라는 데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내 대표적인 '매파'로 마이크 폼페이오 …
    2019-09-13 
    언젠가 한번 다루었던 얘기지만,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란 말이 있다. ‘두산 백과’에 따르면, 이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다가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으며, 이를 진실로 믿고 행동하게 된다는 일종의…
    2019-09-06 
    8월 23일(木) 전후해 한 인간이 이토록 대한민국을 벌집처럼 들쑤셔놓고, 모든 국민에게 분노와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일이 박근혜 탄핵 때 말고 또 있었던가? 그래서 국민들이 그녀를 밀어내고 문재인에게 나라를 맡겼다. 그는 “특권 없는 사회,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2019-09-03 
    ‘바보들의 행진’은 소설가 고(故) 최인호가 75년도 일간스포츠에 연재했던 장편(掌篇)소설이 원작이다. 철학과생 병태와 불문과생 영자를 주인공으로 80년 초반까지 한국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 그리고 좌절을 그린, 최인호 특유의 재기 넘치는 신문 사설(社說)적 풍자 소설이…
    2019-08-30 
    김길수의 이슈 망원경 지난 7월 11일 한국 대법원은 유승준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 처분에 행정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며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이같은 대법원의 결정은 지난 2015년 9월 유승준이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으나 거부…
    2019-08-30 
    지난 주 북한의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 우리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맞받아 해괴한 욕설로 우리 대통의 얼굴에 똥물을 덮어씌웠다. 그리고 이어 ‘엿’이나 잡수시라면서 주먹감자로 미사일 두 방을 또 쏘았다. 그런데도 이에 우리 정부나 청기와 집 사람들은 찍소리 한…
    2019-08-23 
    손용상 칼럼 / 짧은 글 깊은 생각 ‘바보들의 행진’은 소설가 고(故) 최인호가 75년도 일간스포츠에 연재했던 장편(掌篇)소설이 원작이다. 철학과생 병태와 불문과생 영자를 주인공으로 80년 초반까지 한국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 그리고 좌절을 그린, 최인호 특유의 재기 …
    2019-08-16 
    김길수의 이슈 망원경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저녁. 한 특별한 행사장에서 크리스 이케지리(68세)씨를 만났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상을 알리는데 앞장서 온 ‘잊혀지지 않는 나비’에서 주최한 세계 위안부의 날 행사장에서 였다. 그는 행사가 이어지는 동안은 물론…
    2019-08-16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이 말은 조금 낫고 못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 차이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양(梁)나라 혜왕(惠王)이 정사(政事)에 관하여 맹자에게 물었다. 전쟁에 패해 어떤 자는 백보, 또 어떤 자는 오십 보를 도망했다면 처벌을 어찌해야 하나? …
    2019-08-09 
    「류성룡의 징비록(懲毖綠)을 다시 생각한다」 위키 백과에 따르면, 징비록(懲毖綠)은 ‘시경(詩經)’의 소비편(小毖篇)에 나온다고 했다. “미리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豫其懲而毖後患)”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알려진 징비록은 서애(西厓) 류…
    2019-08-02 
    김길수의 이슈 망원경 일본이 한국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지난 7월 1일 한국에 반도체 핵심소재 등 첨단 소재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전격 단행했다. 단기적으론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제동을 걸고 장기적으로는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
    2019-08-02 
    7월27일은 66년 전 6.25전쟁의 ‘휴전협정’이 체결된 날이다. 전쟁 발발 이후 3년간 한반도를 폐허로 만들었던 전쟁의 총성은 멎었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戰)’- 즉 전쟁이 잠시 중단된 날의 시작이다. 그리고 평화가 정착되지 않은 채로…
    2019-07-26 
    이도준 칼럼 누구의 이름을 먼저 써야 할지 잠시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남북대화 또는 북남대화처럼 앞의 이름이 더 높임을 받는다는 헛된 관례를 생각해서 그랬다. 문재인은 종북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송북(崇北)을 정책의 기조로 삼는다는 주장은 프레임이기 쉽다. 김정은의 …
    2019-07-26 
    DK미디어그룹과 한인회 관계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한국어는 모음 하나만 바꾸면 부정이 긍정이 되지요. 씨레기(표준어는 시래기)국이 그렇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말라 비틀어진 야채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냥 버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한국은…
    2019-07-19 
    극일(克日)과 지일(知日) 일본이 끝내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 들었다. 7월 시작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물질 3종의 대(對) 한국 수출을 규제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번 사태는 한국의 강제징용자 배상을 둘러싼 외교 갈등 때문에 빚어진 일본의 보복이다.…
    2019-07-12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