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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주의의 심장에 ‘구멍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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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커버스토리 댓글 0건 작성일 21-01-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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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수), 수천명의 친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 의사당을 에워쌓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 6일(수), 수천명의 친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 의사당을 에워쌓며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지지자들 ‘초유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발생 

“ 미 의회 역사상 207년 만의 부끄러운 역사”…바이든 ‘당선확정’ 


연방 의회 의사당 소요 사태 여파가 전미(全美)를 휩쓸고 있다.
상․하원 합동 회의가 열리기로 된 지난 6일(수), 예상한대로  수천명의 친 트럼프 지지자들이 백악관 근처 엘립스(Ellipse) 공원으로 집결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1월 대선 결과에 항의하며, 결과에 불복하고  합동 회의에 항의를 표시하기 위해서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께 집회 현장에 직접 나와 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 대선 결과에 절대 승복하지 않겠다”라고 시위 분위기를 부추기는 듯한 말을했다.  그러면서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향하는 ‘구국의 행진’ 과정에 자신도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지만, 정작 실제 참여하지는 않았다.
이날 집회 후 시위대는  상․하원 합동회의 개시 시간인 오후 1시에 맞춰 의회로 행진했다. 그리고 수백명의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고, 결국 폭동 사태로 확산됐다.
폭력적인 시위를 지켜본 복수의 매체들은 이들 시위대를 ‘폭도들”(a mob of rioters)으로 규정했고, 불시에 습격당한   상․하원 의원들은 “이는 미(美)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이며 폭력”이라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및 일부 의원들은 이번 사태를 ‘내란, 반란사태’(Insurrection)로 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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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위대들이 의사당의 바리케이트를 넘어서자 의회 경찰과의 대치가 격화 됐다. (AP_연합)

 ‘미 의회 역사상 207년 만의 의사당 폭력 난입’
월스트릿 저널은 6일(수), 이번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지난 2세기 동안 연방 의사당이 이따금씩 폭탄 테러와 총격, 의원들 간의 싸움 등으로 인한 폭력의 역사가 있었지만, 이 같은 폭도들의 난입에 점령된 적은 없었다
“고 보도했다.
미 상원에 대한 명예 역사학자인 도날드 리치(Donald Ritchie)는 “연방 의사당은 과거 베트남 전쟁 동안 항의의 상징이었다. 의회에 항의하기 위해 의회 앞마당에 양을 풀어놨던 농부들, 1970년대 이란 혁명 기간 동안, 안티 샤흐(Shah, 이란의 왕) 시위대, 1932년 제 1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들의 시위가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폭동사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역사학자들은 “과거 여러 사건이 의회에서 벌어졌지만, 폭도들의 직접적인 공격으로 의회가 손상된 것은 미국과 영국이 전쟁하던 1814년 영국군이 의사당을 점령해 불태운 이후 처음”이라고 짚었다.
이날 폭도들은 상원 회의장에 난입해 상원 의장석을 점령했고 “우리가 이겼다”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낸시 팰로시 하원 의장 사무실에 난입에 기물을 파손하고, 일부 의사당 집기들을 들고 가는 모습도 그대로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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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위대가 의사당 외벽을 타고 오르는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됐다. (AP_연합)

 바이든 당선 확정 … 후폭풍은 당분간 지속
한편 이날 의사당 소요 사태에도 불구하고,  상․하원 의원들은 “폭도들의 폭력에 굴복할 수 없다”며, 사태 발생 6시간이 지난 같은 날 밤 8시,  상․하원 합동회의를 재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의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 민주주의가 부끄러운 공격을 받았다”라면서도 “이런 일이 조 바이든의 당선을 인증할 우리 책무를 저지할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밤 9시께 회의를 재개하며, 폭력을 유발한 시위대를 맹비난한 뒤 “이제는 다시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밤은 여전히 길겠지만 우리는 의제를 짧게 다룰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목표를 성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원을 주재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회의장으로 돌아온 후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이기지 못했다. 폭력은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 자유가 승리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뒤 “다시 일을 시작하자”고 말해 참석한 여.야 의원들로 부터 박수를 받았다. 
7일(목) 새벽까지 이어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제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됐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6일(수),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시간 현재 우리의 민주주의가 현대사에서 본 적이 없는 전례없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우리가 거의 본 적이 없는 법치에 대한 공격”이라며 “자유의 요새인 의사당 그 자체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며, 이번 사태를 반란 사태로 규정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오랫동안 민주주의의 등불과 희망이었던 우리나라가 이런 어두운 순간에 다다른 것에 충격을 받았고 슬픔을 느낀다”며 “이 사태는 폭동에 매우 가깝다. 당장 끝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초유의 연방 의사당 폭도 난입 사태는 후폭풍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여성 시위자 1명이 의회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으며, 다른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무려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수십명의 부상자들이 속출했고, 시위대에 대한 체포도 대거 이뤄졌다. 펜스 부통령도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자들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범위까지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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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위자가 연방의사당 집기를 무단으로 집어가고 있다. (AP_연합)

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 … 여야 한목소리 비난
특히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진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방관하고 있다가, 사태 발생 3시간여 만에 트윗으로 “의사당에 있는 모두가 평화를 유지하기를 요청한다. 폭력은 안된다! 우리는 `법집행`의 당”이라고 올렸다. 그러면서도 시위대의 해산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복수의 매체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사실상 이번 의사당 난입 사태 격화를 묵인, 방조했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선동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회의 중 불시의 습격을 당한 의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집무 정지 등에 대한 요청과 책임론이 불거졌다.
조지아 주 상원 승리로 다수당 상원 수장이 될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성전이 더럽혀졌다”며 “1월 6일은 미국에서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45대 대통령의 마지막 끔찍한 유산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우리의 최악의 유산”이라며 “폭력배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음모론을 조장한 대통령, 그들이 수도로 오도록 부추긴 대통령, 폭력을 말리지 않고 독려한 이 대통령은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폭도들이 현 정부나 차기 바이든 정부에서 기소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중진이자, 트럼프 대통령과는 앙숙인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번 일은 대통령이 선동한 반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한 책략을 계속 지지하기로 한 이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과 공모한 것으로 영원히 비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의 시선 역시 이번 미 연방 의사당 폭동 사태를 주목했다. 각국의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촉구하며, 대의 민주주의의 본산인 미국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치학자들은 “대의제의 역사가 깊고 잘 정비된 제도를 갖춘 나라라고 할지라도 선동적인 정치 지도자, 그를 맹신하는 극렬 지지층, 취약한 경제·사회적 환경에 의해 민주주의의 토대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의 미국이 잘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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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백명의 친트럼프 시위대가 성조기를 들고 연방 의사당 원형홀로 들어섰다. (AP_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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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팰로시 하원 의장의 책상에 한 시위자가 난입해 발을 올려놓고 있다. (AP_연합)

 한인동포사회반응
초유의 연방 의사당의 폭도 난입 사태에 DFW 한인 동포 사회의 관심도 쏟아졌다.
플라워 마운드 거주의 제이든 허(50대, 남성)씨는 “퇴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이같은 무모한 시위를 두고 봤다는 것이충격이다.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부끄러운선례를 남겼다”라고 비판했다.
캐롤튼 거주의 김지현(30대, 여)씨는 “가족과 함께 뉴스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선진국 미국에서, 그것도 민주주의 상징인 의회가 폭력으로 망가지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도대체 경찰과 주방위군 등 공권력은 무엇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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