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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불체자 추방 100일 유예 조치 반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첫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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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연방법원, 불체자 100일 추방 유예 명령, 14일간 차단
팩스턴 장관 “추방 유예(Moratorium)는 위헌, 텍사스 주와의 합의도 위반했다”소송
텍사스 연방 법원(United States District Court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Texas)이 일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100일간 추방 유예(moratorium)를 잠정적으로 차단했다.
드루 팁튼(Drew Tipton) 연방 판사는 지난 26일(화) 판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 100일간 추방 유예 조치에 대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며 추방 유예 중단 소송을 제기한 텍사스 주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이번 추방 유예 일시 중단 명령은 14일간 효력을 발휘하며 전국에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텍사스의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은 지난 22일(금), 바이든 대통령이 국토안보부에 비시민권자의 추방을 100일간 유예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해 이를 막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팩스턴 주 법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관련 모라토리엄(moratorium)은 위헌이며, 국토안보부(DHS)와 텍사스 간의 합의를 위반했다”며 고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이 모라토리엄은 그가 취임 선서를 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서명된 것이다. 지난 20일(수) 취임식 후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장벽 건설 중단, 일부 제한된 무슬림 및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입국 금지 해제, 다카 유예 조치 강화 등 이민과 관련한 다수의 명령들을 발표했는데, 불체자들에 대한 100일간 추방 유예 역시 이중 하나였다.
특히 이번 추방 유예는 세관국경보호국(CBP), 이민세관집행국(ICE), 또 연방이민국(USCIS)과 같은 관계 기관들의 집행 정책의 검토 및 재설정의 일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 명령을 통해 이들 기관들에게 추방과 관련한 최종 우선 순위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한편 팩스턴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와 텍사스가 서명 한 합의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의 모라토리엄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는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비시민권자를 90일 이내에 추방해야 한다고 명시한 연방 이민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연방정부와 텍사스 주 정부가 체결한 이민 협정에도 어긋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충분한 설명 없이 독단적이고 변덕스럽게 이전의 이민 정책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가 텍사스와 맺은 이 협정은 연방 정부가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이민 정책을 시행하고자 할 경우 180일 전에 주 정부에 서면으로 알리고, 의견 수렴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 협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을 불과 몇일 앞두고 이뤄졌고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서명된 협정의 유효성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반론 변호인단은 “연방 정부는 연방 이민법 집행에 대한 전체 권한을 가지고 있다. 퇴임하는 행정부는 신임 행정부를 위해 그 권한을 새로 계약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팁튼 판사는 “그 합의와 관련된 쟁점들은 매우 중대하고 헌법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 팩스턴, “선동적인 좌파 반란을 막았다” “앞으로도 이같은 소송은 계속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열혈 지지자인 팩스턴 주 법무장관은 판결 후 트위터를 통해 “텍사스는 전국에서 최초로 바이든 행정부를 제소했고, 우리가 이겼다”고 자축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바이든 행정부의 추방 유예 조치는 선동적인 좌파의 반란이었다. 우리 팀과 나는 그것을 막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을 대리한 미국 시민 자유연맹(ALCU)측은 “바이든 행정부는 중단 명령이 내려질 경우 제5 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것을 고려할 것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야심차게 표방한 불체자 추방 유예 명령이 6일 만에 일단 연방 법원에 의해 막히자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 정부와 이민자 보호단체들이 법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싸워 성공했던 것처럼 이번 판결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공화당도 그럴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광범위한 이민 변화 정책들이 공화당 주도의 텍사스의 잦은 소송에 앞으로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다카(DACA,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의 확대 역시 텍사스 주정부의 소송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 이민국(USCIS)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2019년 12월31일 기준 다카 유효 수혜자는 64만9070명이다.
또한 거주 지역별로 보면 전체 45%에 달하는 다카 수혜자들이 남부 지역인 캘리포니아(18만4880명)와 텍사스(10만7020명)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7년 다카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다카를 철폐하면서 합리적인 설명이 없는 것이 연방 행정 절차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2018년 텍사스도 트럼프 행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텍사스를 포함해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6개의 주 정부는 ‘다카를 폐지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고소했다.
해당 소송에서 7개의 주들은 다카(DACA)가 의회 승인 없이 젊은 불법 체류 이민자들에 대한 강제 퇴거 보호와 2년 간의 근로 허가를 부여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결정이 합법적인지에 대해 판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소송은 지난해 연방 대법원이 내린 판결과는 별개였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한 첫 좌절에도 불구하고 29일(금) 이주민 이산 가족 결합, 이민자들의 공공 복지 수혜 규정 등에 대한 많은 행정 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고됐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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