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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멈춰 버린 텍사스 전력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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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커버스토리 댓글 0건 작성일 21-02-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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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파 속에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맞은 달라스에서 주민들이 재활용센터에서 땔감으로 쓸 목재를 가져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상한파 속에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맞은 달라스에서 주민들이 재활용센터에서 땔감으로 쓸 목재를 가져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상 기후 탓? VS. 재생 에너지가 원인?... 공방가열

 

텍사스에 기록적인 한파가 닥치며 대규모 정전사태가 빚어지자 이번 정전의 구체적인 원인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16일(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체 전력망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풍력과 태양열 발전기의 작동이 멈췄다"라면서 "이 때문에 주 전체에 전력 부족사태가 빚어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화석 연료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라면서 " 조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은 국가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로렌 보버트 연방 하원 의원과 텍사스주 농무부 시드 밀러 커미셔너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정전 사태의 원인을 재생 에너지로 지목했다.

또한 지난 15일(월,) 월스트릿 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텍사스에서 하루 24시간, 일주일 중 7일 내내 전력을 제공할 수 없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에 전력망의 신뢰성이 떨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월스트릿 저널의 사설은 “미 최대 산유지이자 최대 풍력발전 지역인 텍사스에 닥친 한파로 풍력발전기의 터빈이 얼어붙으면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 반면,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석탄과 원자력발전의 전력 공급은 안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의 이번 전력 대란과 관련해 보수 진영에서는 풍력과 태양열 등 재생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제기하며, 텍사스 정전사태를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비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반대선 상에 있는 이들은 재생 에너지 탓이 아니라,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노후한 발전 시설 탓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주 전력망을 운영하는 텍사스 전력망 감독위원회(ERCOT)는 브리핑을 통해 대정전 사태의 원인은 주로 천연가스·석탄·원자력 발전소의 고장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한파 속에서 풍력발전 터빈도 일부가 결빙되는 등 고장을 일으켰지만 천연가스와 석탄, 원자력발전소 장비 고장이 정전 사태에 미친 영향과 비교하면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텍사스에서 재생 에너지가 겨울철 전체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5%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ERCOT에 따르면 이번 정전 사태의 원인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 가동 중단이 차지하는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ERCOT은 지난 17일 기준, 텍사스에서 끊긴 전력 총 45GW(기가와트) 중 재생에너지에 의한 생산가능량은 약 18GW, 원자력과 화석 연료로부터 비롯되는 양은 28GW이라고 밝혔다.

텍사스 민주당은 “우리 주가 대체 에너지에 열린 주지사를 갖고 있었다면 위기 상황에서도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끔 하는 비축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재생 에너지 확대에 반대하는 이들은"재생 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24시간 내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화석 연료를 덜 쓸수록 오히려 화석연료가 더 필요해진다"고 꼬집는다.

또한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재생 에너지보다, 혹한에 가격이 급등하는 문제가 있는 석유, 가스 발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릿 저널은 사설을 통해 이번 텍사스 대규모 정전 사태와 관련해,  '좌파의 기후 어젠다 역설'(the paradox of the left’s climate agenda)이라고 지적했다.

 

◀유례없는 이상 한파(extraordinary cold wave), 지구 온난화의 경고?

이번 폭설과 한파는 북극 온난화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 전문가들은 북극 지방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여기에 머물러 있어야 할 차가운 북극 기류가 남쪽으로 밀려내려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작년 말부터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 일,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 나타난 데 이어 지난달 초부터는 북반구 겨울철 성층권 극지역에서 북극을 감싸고 도는 강한 서풍대를 동반한 저기압 덩어리가 평년에 비해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은 북위 25도부터 36도까지에 걸쳐 있는 텍사스에까지 이런 한파가 미쳤다는 건 예사로운 일은 분명히 아니라는 지적이다.

텍사스가 이번 한파 동안에 보여준 기온은 텍사스보다 위쪽에 위치한 시애틀이나 그보다 훨씬 북쪽의 알래스카보다도 낮은 것이었다. 

재생 에너지 옹호론자들은 이번 텍사스 한파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왜 공동으로 대처해야 하는지를 여실하게 나타냈다”라고 밝히며, 이번 사태를 통해 재생 에너지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재생 에너지를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를 이용해 극한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용량 저장장치 개발 등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2030년까지 2조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NBC 방송은 “굳이 화석연료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재생에너지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 선택지로 부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대용량 저장 장치가 충분한 전력원으로서 기능하기에는 아직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전한다. 

NBC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35년까지 시간을 두고 꾸준히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시간 대학교의 다니엘 크레이그 교수는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기후변화도 계속해서 변한다. 지난 40년이 앞으로의 40년을 반영하지는 못 한다”라고 밝혔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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