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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의무화 논란 텍사스는 마스크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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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
공화당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 행위” 반발
◈ 텍사스 공화당의 완강한 저항
코로나 19 델타 변이의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텍사스주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전쟁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일(화) 달라스 카운티 커미션 법정에서 유일한 공화당원인 J.J. 코취(J.J. KOCH) 커미셔너가 마스크 착용 거부를 이유로 회의장 법정에서 강제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 클레이 젠킨스 판사는 법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이 아무도 없도록 집행관에게 명령했지만, 코취 커미셔너는 유일하게 이 명령을 거부했다.
그는 젠킨스 판사에게 “그렉 애봇 주지사의 마스크 의무 착용 금지 명령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젠킨스 판사의 권력 남용을 언급하며, “그가 동료 커미셔너 위원들에게 매우 모욕적인 거드름을 피우고 있다”며 잠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젠킨스 판사는 “자신의 커미션 법정 보호 권한이 텍사스 대법원의 결정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받아쳤다.
이날 회의에 앞서 민주당 소속의 다른 커미셔너들은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로 합의했다. 결국 유일한 공화당원인 코취 커미셔너는 퇴장 당한 뒤 자신의 사무실에서 원격 방식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달라스 카운티의 커미션 회의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분쟁으로 한시간여 정도 지연됐다.
최근 마스크 착용에 대한 텍사스 공화당의 저항은 거세다. 텍사스 주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들 일부가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마스크 착용 명령이 다시 내려지자 이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다 벌금형을 받았다.
어스틴을 기반으로 하는 텍사스 제 21 지역구의 칩 로이 연방 하원의원은 최근 공화당 하원 의원들을 이끌고 마스크 착용 반대 운동을 벌이다 정책 위반으로 벌금형에 처해졌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재착용 권고가 내려진 다음날인 7월 28일, 워싱턴 D.C. 연방 의회 경찰국은 의사당 출입자가 마스크 착용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지침은 의사당 주치의가 발표한 것으로 의사당의 하원 회의장과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다만 현직 의원들은 체포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에 로이 하원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정치적 압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로이 의원 뿐만 아니라 어빙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베스 반 듀인 연방 하원 의원도 계속된 마스크 착용 의무 불이행으로 최대 2,50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
결국 이들 공화당 하원의원들 수십 명은 지난달 29일 마스크 의무 착용에 반대하는 지지를 모으기 위해 상원 원내로 행진을 벌이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마스크와 백신은 미국 분열의 상징물
코로나 19 팬데믹 초기부터 시작된 마스크 착용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CDC는 "마스크 권고사항은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은 팬데믹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최근 CDC에 의해 마스크 착용 권고가 다시 내려지자 텍사스와 플로리다 주지사들은 또다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해 영국의 BBC는 “왜 미국인들은 마스크에 분노하는가?”(Coronavirus: Why are Americans so angry about masks?)라는 기사를 통해, 팬데믹 와중에 작은 천 조각이 미국내 공중 보건과 시민의 자유,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전국적인 불화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BBC는 또 “일부 미국인들은 마스크 착용 지침에 격분하고, 다른 미국인들은 이들이 마스크 규정을 거부하는 방식에 격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텍사스를 비롯해 미국내 마스크를 둘러싼 갈등은 긴박하고, 불안정하며, 매우 개인적인 것으로 비화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살인 사건과 폭력 사건 등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것들이 한 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정부 과잉 조치(government over-reach)"의 한 예라고 믿고 있다. 이를 지지하는 강성론자들은 "사람들이 어떤 것에 복종할지 보고 싶어하는 권력자들이 있다"고 항변한다.
이에 더해 코로나 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미국민의 여론도 첨예하게 갈라지고 있다.
지난 4일(수), 경제 매체 CNBC는 미국민 802명을 대상으로 한 전미 경제여론조사(All-America Economic Survey, 7월 24일~ 28일 실시) 결과 '백신을 의무화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49%가 '그렇다', 46%가 '아니다'라고 각각 답했다고 보도했다.
당연히 백신 의무화에 대한 여론은 지지 정당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민주당 지지자의 74%가 찬성하고 21%가 반대한 반면, 공화당은 29%가 찬성하고 68%가 반대했다. 무소속 응답자는 찬성 43%, 반대 53%로 나뉘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원들과 노년층들은 백신 의무화의 주도적인 지지자이고 공화당과 젊은층들은 가장 큰 반대자로 나타났다.
최근 백신 의무 접종에 대한 논제는 미국의 가장 시급한 정치, 경제적 논쟁 중 하나이다.
델타 변이의 확산세 속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어떻게 정상으로 돌아갈지에 대해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는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인들이 백신 의무화를 어디서 어떻게 이행하느냐에 따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백신에 대한 일부 미국민들의 불신은 놀랍기까지 하다. 카이저 패밀리 재단(KFF)이 지난달 15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해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자의 과반인 53%는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보다 백신을 맞았을 때 건강에 더 큰 위험을 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자체보다 백신이 더 위험하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여전히 전 세계에는 한국을 포함해 충분하 백신을 구하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나라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떤 면에서는 배부른 투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미국의 분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있는 가운데, 통합과 봉합으로 팬데믹을 극복하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DK 미디어 파워인터뷰_ J.J. KOCH 달라스 카운티 커미셔너
지난 3일(화) 달라스 카운티 커미셔너 회의에 참석해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가 회의장 밖으로 강제 퇴장 당한 공화당 소속 J.J. 코취(J.J. KOCH) 커미셔너가 지난 달 30일(금) DK 미디어 그룹을 방문했다. 코취 커미셔너에게 마스크 착용 및 백신 접종과 관련한 입장을 들어봤다.
Q.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백신 접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은 개인의 자유가 존중이 되는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일률적으로 어떤 지침을 명령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따르게 하는 것은 구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법적으로도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있다. 때문에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고, 혹은 마스크를 쓰라고도 강요할 수 없다.
다만, 지금은 백신 접종이 가장 중요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 또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지역 사회를 생각한다면 빨리 백신을 접종하길 바란다.
Q. 현재 달라스 카운티의 백신 접종률은 어떤가?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 12세 이상 성인의 예방 접종률은 현재 58% 정도다. 통상 70%가 되야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되지 못했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은 84%로 훨씬 높다. 걱정되는 점은 최근 30-40대 젊은 부모들의 확진자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30-40대가 빨리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카운티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Q.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거동이 불편하거나 차로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백신 접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 밖을 나올 수 없어 백신을 못 맞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찾아가 백신을 놔준다.
또한 커뮤니티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다. 가족이나 지인 등 가까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백신은 정말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드물게 부작용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재 나와있는 과학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백신의 효능을 신뢰하고 꼭 백신을 맞았으면 좋겠다.
Q. 다시 셧다운을 할 가능성이 있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하나는, 이미 바이러스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들이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항체를 갖고 있고, 이것은 그만큼 확산세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는 법적인 문제다. 이제는 각 카운티별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유가 주어졌고, 카운티의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도 각각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일괄적인 셧다운은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
Q. 가을 학기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조언을 한다면?
이 부분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다. 물론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집에서 공부를 하면서 학업적으로 뒤쳐진 아이들이 많다. 누군가는 이것을 따라잡기 위해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3-4년이 걸릴 수도 있고, 혹은 아예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감염을 피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학교 내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식당에서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것을 피하고, 운동 과목은 야외에서 하는 등의 조치가 꼭 필요하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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