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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확산 속 위기의 학교들, “우리 아이들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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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학교에 가는게 전쟁터에 보내는 거 같아요”
8월 둘째 주 미국 어린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8만명 넘어서
신학기를 대면 수업으로 전면 재개한 후 북텍사스에서 어린이 및 청소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북텍사스를 넘어 미 전역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미 소아과학회(AAP)와 아동병원협회(CH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19일 미국의 어린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8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한달 전, 7월 말 이 수치가 약 3만8천명이었던 것에 견주면 채 한 달이 안 되는 기간 4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제이크 태퍼 CNN 의학 분석가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모든 아이들에게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은 다른 보호책이 없다. 말 그대로 무방비 상태(sitting ducks)이다”라고 덧붙였다.
델타 변이의 확산은 잡힐 줄 모르고 있는데,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미국 인구의 48.3%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가운데 최근 보고된 미국내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5만1,000명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전문가들은 학교들이 개학을 하면서, 특히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하는 연령대의 어린이들 사이에서 마스크 착용 등의 강한 조치가 없는 방역 대책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보건 전문가들은 추운 겨울철의 도래가 겹치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델타의 유행과 차고 건조한 겨울철 날씨는 교실에 나란히 앉아 있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쉽게 퍼지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침마다 학교로 보내는게 전쟁터에 보내는 거 같아요”
“하루가 멀다하고 학교로부터 확진자 이메일이 와요”
북텍사스의 학교들이 전면 대면 수업이 시작한지 이제 불과 2주 정도 됐지만,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한인 학부모들은 우려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개학 후 우려하던 학생들의 코로나 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학부모들은 “학교 현장은 한마디로 카오스(혼돈)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25일(수), 프리스코의 모 고등학교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 학생이 3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로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인 동포 H씨는 “23일 확진자 접촉 관련 메일이 와서 검사를 1차례 받아 음성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다음날 또다른 학생의 확진으로, 똑같은 이메일을 받았다. 매일 진료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으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H씨는 “아침마다 마스크도 안쓰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라며 “학교들이 제대로 된 방역 수칙 하나없이 대처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캐롤튼에 위치한 T 차터 스쿨은 지난 11일 개학을 했지만 불과 2주만에 학교 내에 60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주일간 휴교를 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학생 10명당 1명 꼴로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인동포 M씨는 “결국 우려하던 휴교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차라리 현재와 같은 상황이면 당분간 안보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DFW 한인 학부모들은 대다수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로부터 확진자 관련 이메일, 혹은 밀접 접촉자 관련 검사 이메일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정도의 조치가 학교 당국이 할 수 있는 보건조치라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인 동포 K씨는 큰 아이가 이틀 정도 무단 결석을 했지만, 학교로부터 결석에 관한 확인 이메일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K씨는 “어린 동생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학교를 가지 못해 부득이하게 형도 못보냈다”며 “최근 학교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별 보고 없이도 그냥 넘어가는 것 같다. 학생 출결 등 기본적인 학교 행정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K씨는 지난 13일 격리가 끝나 둘째를 다시 학교에 보냈지만, 26일(목) 또다시 학교로부터 격리 메일을 받았으며, 이번엔 10일간 격리할 것을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학교 내 혼란에 면역력이 약한 자녀를 둔 한인 부모들의 걱정은 특히 더하다.
어릴 적 자녀가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한인 동포 P씨는 “현재 같은 상황 속에서 학교를 보내는 것이 너무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아이가 태생적으로 조금 약한 심장을 가지고 태어났다. 일상 생활은 괜찮지만, 심한 운동 같은 것은 자제하는 편이다”고 밝힌 P씨는 “아이들은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누가 확언해 줄 수 있나?”고 반문했다. 결국 P씨는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최후의 방법으로 한학기 휴학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자녀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고, 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Q씨는, “처음에는 별 증상이 없었다. 약한 감기 기운 정도였는데, 백신 덕인 것 같다”라고 밝히며 “아이들이 몰려다니는 학교 생활이 걱정이었는데, 결국 이렇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것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많은 한인 학부모들은 마스크 착용이 학교 안에서 만큼은 의무화하길 바라고 있다.
특히 연령층이 다른 여러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은 코로나 19 백신이 저학년 학생 등 어린 연령층에게 접종 허가가 날때까지 고등학생까지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일관적인 지침이 없으니 선생님들도 각자 대응한다며, 건강과 생명이 위태로운 바이러스 전쟁터로 아이들이 매일 가고 있다고 탄식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6월 발표한, '질병과 사망률 주간 보고서(Morbidity and Feality Weekly Report)'에 따르면, 코로나 19 청소년 204명 중 사망자는 없었으나 3분의 1에 가까운 청소년이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이중 약 5% 가량은 인공 호흡기가 필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CDC 연구진은 이 보고서에서 "최근 입원률 증가와 중증 질환 잠재력은 예방 접종 강화와 정확하고 일관된 마스크 착용 등 청소년들의 지속적인 방역 예방 조치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세 미만 아동 대상 백신 접종은 언제쯤?
현재 11세 이하 어린이는 아직 맞을 수 있는 백신이 없다.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에 대해서만 12세 이상 청소년이 접종할 수 있도록 FDA의 긴급사용 승인(EUA)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백신 접종 자격을 갖게 될 다음 연령대는 5∼11세인데, 화이자, 모더나 등이 이 그룹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월) NBC 보도에 의하면 화이자는 “5-11세 연령대 연구가 9월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관련 자료를 FDA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FDA의 긴급 사용 허가가 내려진다면 미국 인구의 9%에 해당하는 2800만명의 아이들이 이 백신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연구원들은 어린이들을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 19 백신의 적절한 접종량을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이자의 임상시험에서 5~11세 아동은 12세 이상 어린이에 비해 3분의 1의 용량을 투여 받았다. 6개월에서 4살 사이즈의 경우, 10분의 1로 줄였다. 다만 각각의 연령대 아이들은 여전히 2회분을 접종했다.
미 소아과학회(AAP)는 24일(화) 성명을 통해 "11세 이하 어린이에게 백신 접종을 허가할 수 있도록 FDA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 연령대의 백신을 승인하는 과정은 연말에나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베크 머시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올해 말까지 당국의 승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한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좋겠지만, 보건 당국자들은 시간을 들여 백신을 철저히 검사하고 안전한 것으로 간주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백신 실험을 할 때 그렇게 빨리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 연령대 어린이들이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 백신을 맞지 못한 채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학교내 마스크 의무 착용 중요하다”
한편 그렉 애봇 주지사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지침은 단호하다. 텍사스 주정부는 주(州) 내 6개의 카운티와 10여개의 지역 학군들이 강행한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을 두고 싸우고 있다.
그러나 달라스- 포트워스 병원 협의회에 따르면 북텍사스 지역 병원에서 코로나 19 소아 중환자는 7월 23일 11명에서 8월 23일 66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의 신규 감염의 3분의 1이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나오고 있고, 50세 미만 젊은 성인층과 아동, 청소년 층의 입원율은 역대 최고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수), CNN은 관련 기사를 통해 학교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못하도록 한 플로리다주에서는 이달 개학 뒤 가장 규모가 큰 15개 교육구에서 학생 1만1천여명, 교직원 2천600여명 등 1만4천46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교사·교직원에게 10월 15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도록 의무화하고, 모든 학생·교직원·방문객에게 마스크를 쓰도록 하는 등 강력한 방역 정책을 시행한 LA 통합 교육구는 개학 후 첫 주 동안 감염률을 1%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LA학군은 1,000개 이상의 학교에 이 정책을 지키도록 법안을 제정했다. 이 의무는 10월 1일까지 시행되며, 중학교와 고등학교 관계자들은 학교 건물에 있는 학생과 교직원의 80%가 예방 접종을 받는다면, 예방 접종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미국의 입원 건수가 6자릿수를 넘어섰다.
연방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10만 명 이상이 코로나 19로 입원해 있으며, 이는 지난 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한 달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난 한 주 동안만 10% 넘게 폭증했다. 연방 보건복지부는 현재 미국내 입원율은 지난 1월 14일 이후 최대 71%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은 “마스크가 방역 효과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공중 보건에 대한 과학적인 사실을 직시하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애봇 주지사도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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