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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튼 중학생 죽음으로 내몬 ‘펜타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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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커버스토리 댓글 0건 작성일 23-02-1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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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학생들에게 펜타닐을 판매한 협의로 체포된 루이스 나바레티(좌)와 마갈리 메이아 카노(우)
어린 학생들에게 펜타닐을 판매한 협의로 체포된 루이스 나바레티(좌)와 마갈리 메이아 카노(우)
학교 인근에 위치한 주택에서 펜타닐이 판매돼 충격을 더했다.
학교 인근에 위치한 주택에서 펜타닐이 판매돼 충격을 더했다.

'경악' 캐롤튼 학교 근처에서 펜타닐 판매 

학생까지 마약 딜러로 이용 … 3명 사망, 6명 입원

 

최근 캐롤튼 파머스 브랜치 교육구(Carrollton-Farmers Branch ISD)의 학생 9명이 불법 마약물인 펜타닐로 인해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과다 복용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건이 발생해 지역 전체에 충격의 물결이 일고 있다.

특히 마약 파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학교들은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며 생활하는 캐롤튼 시와 달라스 시에 속해 있어 이번 사건은 한인 사회에도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일(금) 연방 마약 수사국(DEA), 연방 수사국(FBI)과 캐롤튼 경찰국 등 수사당국은 캐롤튼 시에 거주하는  루이스 나바레티(Luis Navarrete, 21세)와 마갈리 메이아 카노(Magaly Mejia Cano, 29세)라는 커플을 전격 체포했다.

이들은 캐롤튼과 달라스 지역 중고등학생들에게 펜타닐 등 불법 마약물을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커플은 캐롤튼 하이랜드 드라이브(Highland Drive) 1800 블록에 위치한 주택에 거주하며 집으로 찾아온 10대들에게 펜타닐 등을 판매했다. 

이들의 주거지는 피해자가 다수 보고된  R.L. 터너 고등학교 (RL Turner High School, 캐롤튼), 드위트 페리 중학교(Dewitt Perry Middle School, 캐롤튼)에서 불과 5블록과 2블록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학생들이 걸어갈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서 이같은 불법 약물을 공공연하게 거래했던 것으로 확인돼 그 충격을 더했다.

이번 펜타닐 사건의 주요 피해자들은 두 학교 외에도 달라스에 속해 있으나 캐롤튼 시와 인접해 있는  댄 F. 롱 중학교(Dan F. Long Middle School) 등에서 발생했다.

 

◈ 어떻게 적발됐나?

DEA, FBI와 캐롤튼 경찰은 작년 9월부터 시작된 일련의 의심스러운 청소년 의료 응급 상황을 파악했으며 1월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펜타닐로 인한 첫번째 피해 학생은 지난해 9월에 발생했다. 또한 12월 이후 펜타닐로 인해 학생들이 사망하고 다수가 병원으로 실려간 사건들이 줄줄이 보고됐다.

수사당국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R.L 터너 고등학교에 다니는 14세 소녀가 집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병원에 실려간 사건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소녀는 당시 간신히 살아남았으나 1월 16일, 다시한번 약물 과다로 병원에 실려갔고 이번엔 일시적인 마비 증상까지 보였다.

수사관들은 이 소녀에게서 두명의 학교 친구로부터 M30(오피오이드 진통제)를 구매한 것을 확인했으며 소녀 자신도 나바레티의 주택에서 관련 마약물을 여러 개 직접 구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수사관들은 하이랜드 드라이브에 위치한 나바레티의 집을 감시하면서 그가 마약 딜러 중 한명으로 확인된 16세의 터너 고등학교 학생과 거래하는 것을 포착했다. 

이 청소년은 당시 집 앞 베란다에서 알약을 부수고 코로 들이마시는 모습을 보였고, 작은 종이 조각으로 약물을 포장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수사관들은 그가 학교로 돌아가는 모습을 포착해 학교 자원 경찰관에게 통보를 내렸고 학교 경찰관은 이 학생이 화장실에서 마약을 복용하는 흡입 소리를 내는 것을 적발한 후 그를 구금했다.

당시 그는 약물을 작게 부수기 위한 면도날과 코로 흡입하는 빨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펜타닐계인 퍼크 알약(perc pill)을 복용하기 위해 사용했음을 인정했다.

나바레티는 이 학생을 포함해 학생 마약 딜러들과 자주 소통했는데, 14세~16세 사이의 청소년 8명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펜타닐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댄 F. 롱 중학생이었던 14세의 호세 알베르토 페레즈(José Alberto Pérez)는 1월 말에 사망했다.

학교 축구 선수이기도 했던 페레즈는 지난해부터 며칠씩 가출을 하는 등 잘못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어머니 릴리아 아스투딜로(Lilia Astudillo)는 “아들이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의심하게 돼 학교에 도움을 간청했지만 적절한 대처를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아스투딜로는 다른 자녀들의 등교를 돕다가 페레즈가 방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현재 페레즈에 대한 부검은 진행중이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펜타닐 과다 복용과 관련된 가장 최근의 학생 사망은 이달 1일(수)이었다.

한편 캐롤튼 파머스 브랜치 교육구는 도움을 요청했던 아스투딜로에 어떻게 응답했는지에 대한 논평 요청엔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교육구는 지난 6일(월) 학부모들에게 일반적인 펜타닐 경고 이메일을 보냈다.  

이 이메일에는 나바레티와 카노 커플에 대한 연방 법원의 조치나 학군의 학생들이 펜타닐을 과다 복용했다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교육구는 지난 9일(목) 오후 7시 펜타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학생 건강자문 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 펜타닐에 대한 경각심 주의 당부

연방 국경수비대는 9일(목), 올해 들어 지금까지 남부 국경에서 압수한 마약성진통제 펜타닐의 분량이 미국 전체 인구의 5배를 죽일 수 있는 양이라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관리에 따르면 미 국경에서 압수된 분량은 9400파운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리는 “펜타닐은  마치 국경을 넘어서 미국민을 죽이기 위해 건너오는 무기와 같다”며 “특히 젊은이들을 노리고 밀수하는 양이 신기록 수준”이라고 전했다.

북텍사스 법 집행당국자들도 “펜타닐은 북텍사스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으로 다른 길거리 마약을 능가했다”고 말했다.

펜타닐은 말기 암 환자나 척추질환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약물로 진통효과가 모르핀의 200배, 헤로인의 100배에 이른다.  내성과 의존성이 매우 끈질기고 강력해 ‘좀비 마약’이라고도 불린다. 뾰족한 연필심 크기의 양도 치명적이다.

펜타닐이 문제가 되는 것은 중독성도 문제지만 가짜 알약들 때문이다. 정식 제조사에 의해 만들어지고 의료전문가에 의해 처방되는 것이 아닌 멕시코 등지에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펜타닐은 그 위험성이 크다.

DEA에 따르면 2022년 펜타닐이 함유된 가짜 처방약 10개 중 6개에 치사량의 약물이 들어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퍼크(perc)로 알려진 퍼코셋(Percocet)은 옥시코돈과 아세트아미노펜의 두 가지 주요 성분으로 만든 강력한 오피오이드 진통제로 중독성이 강하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 보고된 M30 알약같은 펜타닐은 단돈 10달러면 살 수 있어 청소년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DEA달라스 지부는 2022년 100만개 이상의 펜타닐이 함유된 위조 처방약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법 집행관들은 “펜타닐이 다른 약물과 함께 점점 더 많이 적발되고 있다”며 “북텍사스의 불법 펜타닐의 대부분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로부터 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 주 보건국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텍사스 주민 3천명 이상이 펜타닐로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이번 캐롤튼 청소년 마약 사건으로 인해 지역 사회에 스며든 불법 마약물에 대한 주의가 당부된다.

캐롤튼 시의회의 성영준 의원은 KTN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FBI, DEA, 캐롤튼 경찰국, 교육구와 캐롤튼 시정부가 협력 속에 있다. 아직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로 많은 것들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 의원은 “비교적 범죄율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 캐롤튼 시에서, 그것도 공립 학교에서 이 같은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캐롤튼 시정부는 현재 수사당국의 조사와는 별도로 학교 안전 및 마약에 대한 학생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교육당국과 필요한 회의를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통 한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마약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힌 성 의원은 “주의깊게 자녀들의 온라인 활동이나 SNS 활동을 살펴보고, 가정 내에서도 마약, 약물 중독에 관한 지도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너무 많은 텍사스 가정이 치명적인 펜타닐로 자녀를 잃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텍사스 주의회는 펜타닐 판매를 살인 혐의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비영리단체인 펜타닐에 반대하는 가족(Families Against Fentanyl)에 따르면 펜타닐로 인한 14세 이하 어린이 사망은 미국의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의학 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펜타닐은 2021년 청소년 약물 과다복용 사망의 77% 를 차지했다.

 현재 18∼49세 미국인 사망 원인 1위로 코로나19, 교통사고, 총격 사고 등을 제치고 ‘죽음의 마약’ 펜타닐 중독이 꼽힌다. 지난해 10만7622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졌는데, 이 가운데 67%가 펜타닐이 원인이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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