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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브로큰 보우 호수(Broken Bow Lake)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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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146회 작성일 25-11-15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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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텍사스의 가을 하늘의 깊은 빛깔을 음미하며 바리바리 여행도구들을 주워담아 배낭을 챙기는 것조차 아쉬울 만큼 맑은 하루입니다. 서둘러 수요일 오후 늦게 일출에 어우러진 물안개를 만나기 위해 전조등을 밝히며 브로큰 보우 호수(Broken Bow Lake)로 달려갔습니다. 목적지는 비버 밴드 리조트(Beavers Bend Resort)에서 호수 건너편에 자리해 일출과 어우러진 물안개가 가장 잘 보인다는 레익 뷰 호텔(Lakeview Lodge)입니다. 


서둘렀는데도 추수감사절 쇼핑인파와 연말에 찾아오는 분주함이 매트로 달라스를 빠져나가는데 1시간 30분 이상을 지체하였습니다. 겨우 75번 하이웨이를 따라 오클라호마 주에 도착을 하고 듀런트(Durant)에서 한숨을 돌리니 이제야 겨우 목적지로 갈 수 있는 70번 도로를 만났습니다. 벌써 태양은 오클라호마 대평원 끝자락에 걸려있는데 밤길을 운전하여 갈 곳을 생각하니 막막하기 그지없습니다. 멋진 숲과 가을의 마지막 단풍, 그리고 노을에 비친 아름다운 빛깔을 감상하며 저녁을 먹겠다는 멋있는 플랜이 있었는데…… 그렇지만 멋진 11월의 하늘을 감싸는 포근한 물안개와 어울리는 브로큰 보우 호수의 멋진 일출 장관을 기대하며 어두운 대지를 뚫고 가니 도착한 시간이 오후 9시가 넘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의 기쁨을 누리며 깊은 잠에 빠졌던 나는 서둘러 커튼 뒤로 비치는 가느다란 여명의 빛에 놀라 혹시나 하는 생각에 서둘러 두툼한 옷을 챙겨 입었습니다. 벌써 태양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능선 너머에서 출근준비를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하루 중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춥다고 했던가? 브로큰 보우 호수를 바라보는 비버 밴드 안의 새벽공기가 살을 에는 듯 실로 차갑습니다. 금세 귓바퀴는 얼얼하고 손은 곱아 옵니다. 호호 손을 비비는 입김이 투명한 아침의 축제에 반사되어 실로 가는 촉감을 느낄 때 호수를 감싸는 이름 모를 능선과 함께 잔잔한 물결이 화강암바위들을 살며시 치며 밤새 적막 속에 숨을 죽였던 호숫가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합니다. 


이글거리는 동쪽 하늘에서 해가 살며시 모습을 드러내자 먹물 같은 호수는 온통 황붉은 색으로 변하며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주변은 호수가 뿜어내는 입김으로 이곳 저곳이 자욱합니다. 입김은 호수가 구석 구석을 감싸는 포근한 물안개이며 나의 안식처입니다. 매일 아침 동틀 녘 이곳을 감싸는 물안개는 브록큰 호수를 가득 메우며 아주 화창하고 기분 좋은 비버 밴드의 아침을 알리고 있습니다. 


황홀한 동녘하늘의 이글거리는 불꽃 쇼와 살포시 피어 오르는 물안개에서 시선을 때지 못하며 이를 배경으로 수면 위에 흔적을 남기려고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안개와 같이 호흡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놓칠세라 종종걸음으로 호숫가 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 하지만 절정에 달한 브로큰 보우 호수의 불꽃 쇼는 이제 넓은 호수와 대지를 비추며 산자락 중간까지 와버렸습니다. 미국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나 흥분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마치 오래 전 한국의 일출봉에서 경험하였던 천지개벽을 이곳에서 똑같이 느끼는 멋진 장관이 연출된 것이다. 거기에 오르는 물안개, 마치 그 속이 너무 깊어 최면의 세계를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이 사치스런 장식품으로 서있던 순간입니다.


이제 아름다운 풍경과 천지개벽의 흥분을 뒤로하고 마운트 메가진(Mount Magazine)으로 출발을 합니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넣지만 일출의 감격이 아직도 나의 가슴을 떨게 합니다. 아마도 자연의 위대함이란 어떤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보다도 위대하다고 할 수 있을까? 보석 같은 이 모습을 사랑하는 마음속에 자연의 위대함과 이를 볼 수 있는 행복한 인생을 허락한 신의 선물 말을 아끼는 지혜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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