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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어스틴 강연회, 100여명 참석자들 공감하는 명쾌한 해답에 박수로 화답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딸만 낳고…, 성경에 기록된 대로 이스라엘 민족이 수 많은 양을 살생해 제사 드렸기 때문에 유태인 대학살로 이어졌고 …, 난징 대학살 때 일본인들에게 죽어간 수 많은 영혼들이 태평양 바다 밑을 떠 돌다가 노했기 때문에 일본을 쓰나미로 응징했다는 식의 인과응보적 해석은 인도의 전통사상에서 나온 것이지 불교가 아니다.”
지난 11일 오후 7시 어스틴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린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회는 시작부터 이민생활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질문들이 쏟아졌고, 이에 대한 스님의 명쾌한 답으로 시종일관 해학과 폭소가 넘쳐나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법륜스님은 이날 불교집안에서 태어나 자신만 교회에 나가고 있다는 어스틴 한인 오모씨가 “성경을 보면 제사 때 마다 수시로 양을 잡아 드렸던 이스라엘 민족의 살생이 유태인 대학살이라는 업보로 이어졌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법륜스님은 “이 세상에 살면서 자신에게 불이익을 주는 원수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생을 마감할 경우 전생에 업보 때문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 교리와 거리가 먼 인도의 전통문화에서 나온 인과응보식 해석에 다름 아니다”고 답했다.
십자가에 달려 생을 마감하면서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들에게 그들의 죄를 모르니 용서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한 것이 예수의 사랑이라고 전제한 법륜스님은 부처의 자비 또한 복수심이나 인과응보가 아닌 ‘인연과보’의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인연과 보’란 ‘네가 나를 한 대 때렸으니까 나도 너를 한 대 때린다는 식의 보복사상이 아니라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어도 그 사람을 보살펴 주라고 말하는 논리로 인과응보와 거리가 먼 불교 교리’를 뜻하는 말이다.
이어 ”산책길에서 마주친 사람과 인사하기를 피하고 이웃과 소통하기를 두려워하며 살고 있는 자신의 삶이 정상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법륜스님은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인사 안하고 지내는 삶의 방식이 비정상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웃과 인사하며 지내는 것이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법륜스님은 ‘권선징악’ 즉, 악한 행실은 멈춰야 하지만 좋은 일은 선택 사항이지 의무사항이 아니기에 그렇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웃과 인사하는 것은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 남을 위해 하는 행위가 아닌 만큼, 안하고 불편해 하지 말고 인사하면서 지내면 해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교사상에서 교육받고 자란 우리는 그러나 노부모를 안 모시면 나쁜 일이라고 죄의식을 느끼지만, 이는 부모를 모시면 좋은 일이지 안 모신다고 나쁜 일은 아니다고도 했다. 암탉이 자신의 몸을 희생해가며 병아리를 보호해 그 병아리가 장성하고 어미닭이 늙었다고 어미닭을 평생 모시며 살지 않는 것처럼, 인간 또한 그런 것이 자연의 이치이지만 아직도 나이 드신 어른들은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애지중지 사랑받고 자란 남동생이 어른이 됐는데도 어머니는 정신차리지 못한다고 욕하면서도 돈을 줘가며 챙기는데, 이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고민에 대해 법륜스님은 “그저 엄마 인생이려니 하면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게 정답”이라고 했다.
“자신의 딸의 못된 버릇까지 미주알 고주알 다 까발려 놓고 좋은 총각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 엄마들”이라는 법륜스님은 자식 위해 모든 것을 주면서 불평하는 것이 엄마들의 속성이라고 설명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비가 내리면 날씨가 흐려져서 비 오는구나 하면서 받아들이고, 해탈을 경험하는 삶의 지혜가 무엇보다 절실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모든 고민과 스트레스는 남이 아니라 자신으로부터 발생한다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법륜스님은 이번 강연에서 이민생활의 어려움과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어떤 조건에서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해법을 제시했다.
2시간 이상 진행된 법륜스님의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은 시종일관 해학과 기지가 넘치는 해법을 제시하며 누구나 공감하는 고민에 대해 명쾌한 해답이 내려질 때마다 100여명의 청중들은 안도의 박수로 화답했다.
박철승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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