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XAS 한인타운뉴스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in
어스틴 댓글 0건 작성일 19-11-15 09:25

본문


세월호 참사 특별 수사단 설치 ‘5년 7개월만에 진실 인양되나’… 팽목항 방문객들 실낱 기대감
되풀이 돼서는 안될 참극의 현장, 기억관 건립 놓고 당국과 이견 … 끝나지 않는 현재 진행형





‘아… 팽.목.항!’
고즈넉한 오후 화사한 햇살 사이로 검푸른 파도 일렁이며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팽목항… 입동이 지난 시점이라 초겨울 바닷바람이 귓볼을 시리게 할 만큼 매섭고 차갑다.
전남 진도군 조도와 관매도로 떠나는 철부도선을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차량행렬에서 분주한 일상이 느껴진다. 그러나 5년 전 4월 16일 대한민국을 온통 장례식장으로 몰고간 슬픔은 온데간데 없고 그 바다 또한 말이 없다.
세월호 침몰 당시 영문도 모른 채 수장당하는 아비규환 속에 스러져 간 아이들의 절규를 위로하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지고 있을 뿐.
세월호 참사 현장인 팽목항을 직접 찾은 것은 지난 11월 11일 오후. 세월호 침몰사고 후 5년 7개월 만에 대검찰청 산하에 꾸려진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이 공식 출범한 날이다.





진실을 인양하라
서울에서 목포를 거쳐 7시간 여를 달려 팽목항에 도착하니 선착장 초입에 나붙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하라’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한눈에 들어온다. 목포 4.16 공감단 명의로 된 노란 바탕의 현수막이 ‘끝까지 진상규명’이라는 깃발과 함께 바닷바람에 세차게 펄럭이고 있다.
“인간의 생명이 우선이라는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마저 외면한 관리들을 찾아 엄벌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저히 지켜져야 하지 않은가요?”
인천에서 가족과 함께 이곳 팽목항을 찾았다는 김종순 씨(57)는 “세월호 참사 당일 구사일생으로 건져진 아이를 긴급히 병원으로 옮겼어야 했을 헬기를 지휘관이 이용하는 바람에 호송이 늦어져 생명을 구해내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며 “이게 나라냐”고 반문했다.
청주에서 현장을 찾은 젊은 청년도 “참사 당시 해군과 해경이 세월호 CCTV의 DVR(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을 조작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의혹이 특수단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지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 당시 정부 관계자 등 122명을 참사 책임자로 규정하고 고소·고발을 추진하고 있어 특수단이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돼 결과가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가족들과 더불어 전면 재수사와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해 온 4·16 연대도 검찰의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를 환영한다며 과거 부실 외압수사 전철을 밟지 말고 성역없는 재수사가 이뤄지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진실을 꼭 밝히겠습니다. 책임자를 끝까지 처벌하겠습니다’라고 씌여진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명의의 현수막이 초겨울 햇살을 받아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팽목항에서 사건현장을 바라보며 150m 쯤 돼 보이는 길이의 선착장 난간에 꽂힌 깃발과 철망 사이로 수 십만 개의 노란 리본들이 쉼 없이 펄럭이며 가슴 아픈 그날을 회상케 하고 있다.
선착장 초입을 따라 안쪽으로 걷다보니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피우지 못한 예쁜 꽃들아 미안해” “잊지 않을께” “꼭 기억할께” “하늘에선 행복해” 등 추모의 벽 타일에 적힌 사연들이 가슴 아픈 현실로 다가온다. 투게더 광산 나눔 문화재단과 세월호 광주시민 상주모임, 조각가 위재환 씨가 함께 만들어 세워놓은 대형 철골 조각작품을 뒤로 한 채 선착장 맨끝에 다다르니 ‘하늘나라 우체통’이 버티고 서 있다.
우편번호 ‘0416’인 하늘나라 우체통은 못다핀 꽃 봉우리들이 하늘나라에서라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산자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세월호 희생자들과 소통하도록 준비된 통신수단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뒤늦게 이곳을 방문했다는 이지수 씨(42. 서울 광진구)는 “하늘에 별이 된 우리 민재 영원히 사랑해(엄마. 아빠. 형아가)”라는 추모벽 타일내용에 한동안 시선을 고정한 후 멍하니 허공을 주시하기도 했다.
이 씨는 “나도 이 만한 또래아이 엄마 가운데 한 사람인데 사고현장에 뒤늦게 와보니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착장을 나와 진도 국제항 터 고르기 공사가 마무리된 곳으로 이동하면 컨테이너에 임시로 마련된 ‘세월호 팽목 기억관’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팽목은 역사다. 역사는 기록되어야 한다. 기록관을 조성하라’는 현수막과 함께 팽목 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국민 비상 대책위원회가 준비한 초라한 공간이다.
팽목 기억관에 들어서면 젊음을 채 꽃피우기도 전에 스러져간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0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팽목항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진실을 인양하라는 경구와 함께 대형 연꽃 속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칠흙같은 바다로 빠져들어가는 걸개그림 속 아이들이 공포에 질린 모습을 한 채 한 눈에 들어온다.





기억관 건립에 동참 행렬
잠시 분향을 마치고 돌아서자 아름다웠던 단원고 아이들의 생전모습을 담은 천진난만한 사진들이 나붙어 먹먹한 가슴을 후벼 파고 든다.
벽에 설치된 동영상 자료화면에는 희생당한 단원고 학생들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이 한사람 한사람씩 번갈아 가며 소개돼 방문객들의 미안한 가슴을 짠하게 울리고 있다.
기억관 안 한켠에는 1만원의 설립기금을 납부한 국민들을 4·16 기억위원으로 모신다는 기억위원 참여 코너가 마련돼 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과 국민이 함께 설립하고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4·16 재단이라는 부연도 곁들여져 있다. 기억관에는 방명록과 차, 기억의 노란리본이 준비돼 세월호의 아픔을 추모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푯말이 외롭게 새겨져 있는 컨테이너 식당은 인적이 끊겼고 출입문을 홀로 지키고 있는 진돗개가 방문객들을 맞이하며 꼬리를 연신 흔들어댄다.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현장에 처음 도착한 해경은 구조 골든타임을 놓치고 국가재난 컨트롤 타워마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았다.
물이 차오르는 생지옥 속에 살려달라 외쳤지만 승무원들은 모두 빠져나갔고 공포에 떨며 수장됐을 아이들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국민들은 악몽같은 트라우마에 치를 떨어야 했다. 세월호 참사는 5년 7개월이 흐른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팽목항 현지에 기억관 설치를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생생한 역사를 보존할 기억의 공간이 팽목항에 필요하다며 ‘4·16 팽목항 기억관’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와 진도군은 팽목항 일대에 360억원을 투입해 선박 정박에 필요한 시설과 도로를 건설하면서도 기억관 건립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진도군은 팽목항에서 직선거리로 500여 미터 떨어진 임회면 남동리 일대에 건립될 국민 해양 안전관 안에 4·16 공원 조성, 희생자 기림비, 표지석 설치, ‘4·16 추모 기록관’(100㎡) 등을 함께 설치하자고 주장해 기억관 건립위치와 규모를 놓고 난관에 봉착해 있다.
사고현장에서 인양돼 흉물스런 악마의 모습으로 목포신항에 거치돼 있는 세월호를 어디에 어떻게 존치해야 하는가도 숙제다.






박철승 기자 © KTN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TEXAS 한인타운뉴스 목록
    133에이커에 2020년 완공 목표 , 신규직원 5,000명 고용창출 기대 … ‘도로 2개 노선 신설’ 연간 윌리엄슨 카운티에 180만달러, 라운드락 ISD 1,300만 달러 세수입 기대 효과 예상 애플이 노스 웨스트 어스틴에 있는 맥프로(Mac Pro) …
    어스틴 2019-11-22 
    강춘자 노인회장, 노인회 위해 헌신·봉사해 온 숨은 일꾼 5명에 감사패도 수여 노인회장 입후보자 없이 마감 … 비상대책위원회 심의 통해 차기 회장후보 결정 “나이 든 장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자식된 도리로서 당연한 일인데도 이처럼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다는 게 …
    어스틴 2019-11-22 
    2019 어스틴 예술·문화 연합 페스티발 … 클래식 국악 고전무용 어우러진 향연 16일 오후 6시 예수찬양교회 오디토리움, 대형 오케스트라와 한인 예술·문화단체 총 출연 구수한 된장국 냄새 물씬 풍기는 한국의 전통가락이 서양의 클래식과 천상의 조화를 이뤄낸 환…
    어스틴 2019-11-22 
    세월호 참사 특별 수사단 설치 ‘5년 7개월만에 진실 인양되나’… 팽목항 방문객들 실낱 기대감 되풀이 돼서는 안될 참극의 현장, 기억관 건립 놓고 당국과 이견 … 끝나지 않는 현재 진행형 ‘아… 팽.목.항!’ 고즈넉한 오후 화사한 햇살 사이로 검푸른 파도 일렁…
    어스틴 2019-11-15 
    어스틴 상공회의소, 다운타운 어스틴 얼라이언스, 비영리 기구 ‘ATX Helps 연합’ 구성 모금활동 2020년 캔버스 벽 구조형식의 보호소 건립 … 홈리스 건강관리, 주택 및 고용기회 제공 ‘네비게이션 센터’ 어스틴의 핫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노숙자 문제 해…
    어스틴 2019-11-15 
    어스틴 제7기 두란노 아버지학교 수료식 … 가장은 하나님이 설계하신 가정의 대들보 세족식으로 부부간 섬김의 자세 터득 … 부부간 따뜻한 포옹 통해 진한 사랑 재확인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아버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것 만이 신분의 위기와 …
    어스틴 2019-11-15 
    홍콩 경찰이 쏜 총에 맞은 대학생이 위중한 상태에 빠진 이후 대학생들이 교정 내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면서 대학이 시위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캠퍼스가 시위학생과 경찰간의 위험한 대결의 장으로 변하자, 본토에서 공부하러 온 중국 대학생들과 외국 유학생들이 속속 …
    어스틴 2019-11-15 
    어스틴 헨더슨 씨 부부, 일본 커플 제치고 기네스북 ‘기록’ 어스틴에 거주하는 헨더슨 부부가 지난 8일(금) 기네스북 세계 최장수 부부로 새롭게 인정받았다. 남편인 존 헨더슨(John Henderson)은 현재 106세이고, 아내인 샬롯 헨더슨(Charlott…
    어스틴 2019-11-15 
    UT의 지질 연구팀이 텍사스에서 발생한 지진과 유전 지대의 오일 개스 채굴 방법간에 유의미한 연관 가능성이 있음을 새 연구 결과를 통해 제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UT 어스틴의 광상자원 지질학 연구팀이 텍사스 중에서도 특히 웨스트 텍사스(West Texas) …
    어스틴 2019-11-1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스틴의 애플 생산시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화) 보도했다. 로이터는 2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제품을 생산하는 텍사스의 설비를 둘러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
    어스틴 2019-11-15 
    계절적 영향 가을부터 비수기는 옛말 … 매물 나오자 마자 경쟁자에 빼앗기는 ‘이변’ 지속적인 인구유입에 경기 호황타고 순풍 … 아파트 임대료 상승도 ‘셀러마켓’ 한 몫 어스틴에서 5년째 살고 있는 한인 최 모씨(53·여)는 최근 시장에 나온 39만 9,000달…
    어스틴 2019-11-08 
    어스틴 노인회 11월 월례회 때 효행패 수여, 90세 이상 부모 모시는 자녀 대상 심사 강춘자 노인회장, 5년 동안 노인회 봉사해 온 숨은 일꾼들 5명에 감사패 수여 계획 핵가족화 시대 부모 모시기를 외면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노부모와 함께 기거하며 지극정성으로…
    어스틴 2019-11-08 
    어스틴 연구개발 인력 290명에 해고통보, 12월 31일부터 해고절차 삼성전자가 텍사스의 중앙처리장치(CPU)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함에 따라 어스틴과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지역의 관련 개발인력 300여명이 해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9일(화 텍…
    어스틴 2019-11-08 
    2019 어스틴 예술·문화 연합 페스티발 … 클래식·국악·고전무용 어우러지는 향연16일(토) 오후 6시 어스틴 예수찬양교회 오디토리움, 한인 예술·문화단체 총 출연 어스틴에서 한국의 전통가락과 관현악 클래식 고전무용이 한데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 문화축제 한마당…
    어스틴 2019-11-08 
    톨 리설 관리위원회 인상안 조정 포기, 구간별 1 ~3 센트씩 인상 불가피 내년 1월 1일(수)부터 어스틴 지역의 모든 유료도로 통행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183A를 비롯한 290, SH 71, SH 45 SW, MoPac 등 고속화 유료도로 차선 및 통행료를…
    어스틴 2019-11-08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