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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에 대한 동포들의 냉소적 분위기는 ‘후원금 독식’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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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틴 노인회, 한인회 단체장 회의에서 해묵은 불만 토로 … “후원금 나눠써야 협조하지”
삼성후원금 “한인 문화회관 사용료로 일부 지불한다” 발언한 강승원 한인회장 공식 사과
제 23대 어스틴 한인회(회장 강승원)가 임기 내내 한인들의 냉소적인 반응 때문에 동포사회 대표 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홀로 한인회장에 주머니 쌈짓돈 쓰듯 회계정리마저 엉망이었던 22대 한인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자평하는 어스틴 23대 한인회. 동포사회 뜻있는 한인들의 후원금 한푼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제대로 살림을 살아왔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 이면에는 한인들의 협조와 관심 부재 때문에 찻잔속에 회오리처럼, 그들만의 한인회로 2년 임기를 채웠다는 혹평도 난무하고 있다.
어스틴 강승원 회장 체제의 한인회가 임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2년 임기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강승원 한인회장은 지난달 27일(금) 오후 6시 어스틴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린 단체장과의 대화에서 “3.1절과 8.15 광복절 등 국경일 행사때 한인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했다”며 서운한 속내를 드러내는 발언을 했다. 일요일에 행사를 했기 때문에 자녀들 손잡고 부모들이 함께 모여 조국 광복의 그날을 기리며 역사적인 교육의 기회를 가졌으면 했는데 노인회원들을 주축으로 고작 4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여 실망스러웠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전임 한인회에 비해 자금관리는 철저하게 했지만 동포들이 한인회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동참하는데는 실패했다는 평가에 다름아닌 표현으로 읽혀졌다.
임기 2개월 남짓 남겨놓은 시점에서 강승원 어스틴 한인회장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이날 한인회장이 주관한 어스틴 단체장과의 대화 시간에 강춘자 노인회장은 작심한 듯 한인회에 대한 ‘후원금 독식’에 대해 강한 톤으로 힐난했다.
강회장은 “한인회가 삼성후원금으로 받은 1만 달러 가운데 한인문화회관에 4천달러를 후원한다 하는데, 문화회관은 삼성으로부터 후원금 받은 사실이 없다. 그리고 삼성에서 한 푼도 안 받은 노인회도 1년에 4천 달러씩 문화회관에 후원금(사용료)으로 내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삼성의 후원금 1만 달러 용처를 묻는 질문에 강승원 회장에 이어 허윤영 부회장이 4천 달러를 문화회관 후원금으로 사용했다고 답한 직후에 터져나온 볼멘소리다.
이날 단체장과의 대화 중 강승원 한인회장은 지난 2년 동안 한인회가 주관한 크고 작은 행사에 한인들의 한인회에 대한 외면 때문에 힘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영우 전 노인회 선거관리위원장은 “2년 동안 강승원회장이 고생했다”며 “재임 중 가장 애로사항은 무엇이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강승원 회장은 “3.1절과 광복절에 한인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해 힘들었다”고 대답하자 김 전 선관위원장은 “가장 힘든 것이 자금 문제 아니었냐”라며 “삼성에서 1년에 1만 달러를 후원금으로 받는데 왜 산하 단체에 지원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강승원 회장은 “삼성에서 후원금을 받지만 이 가운데 4천 달러를 한인회관 사용료로 문화회관에 내고 있는 등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간담회 중반 허윤영 부회장이 또 이런 내용의 삼성후원금 사용 내역을 설명하자 강춘자 노인회장은 “그냥 넘어가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부연했다.
강춘자 노인회장은 강승원 한인회장의 발언은 마치 삼성이 한인문화회관에 연간 4천 달러를 후원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을 수 있는데 문화회관은 삼성으로부터 이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못박았다.
삼성이 준 후원금은 한인사회를 대표한 한인회에 준 것이지 문화회관에 4천 달러를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가서 그런 소리 하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회원들로부터 월 5달러의 회비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 노인회도 삼성으로부터 한 푼도 후원금을 안 받지만 한인회와 똑 같이 해마다 4천 달러를 문화회관에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인회원들은 한인회가 삼성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가운데 한 푼도 노인회에 후원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도 했다.
노인회가 따로 삼성을 찾아가 노인회 몫으로 별도의 후원금을 요청한 적도 있었지만 “한인회에 대표로 후원했으니 더 이상 추가 후원을 할 수는 없다는 답변만 듣고 돌아온 적도 있기 때문에 구걸하기 싫어서 그 이후로 임기 6년 동안 한번도 삼성에 손 내민적이 없다”고 강회장은 밝혔다.
삼성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에 준 후원금을 단체들에게 나눠 사용해야지 한인회가 독식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노인들의 쌓인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터여서 회의장은 이내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어스틴 한인회는 삼성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으로 한국학교 등 일부 단체에 지원하지만 노인회에는 후원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이 노인회원들 사이에 그동안 쌓여왔었다.
변명이 옹색함을 눈치 챈 강승원 회장은 “삼성 후원금 사용 내역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답변한 것이니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드리겠다”고 진화했다.
단체장 간담회 시기도 불만
이날 단체장과의 대화 시간에 참석한 직능단체장들은 왜 임기 마치는 시기에 강승원 한인회장이 뜬금없이 단체장과의 대화를 갖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직능단체장들이 회원들을 이끌고 한인회 행사 등에 적극 참여토록 하려면 취임 초기에 했어야 할 단체장과의 대화를 왜 이제 와서 하느냐는 의문의 시선들이 역력했다.
손정철 예총회장 겸 노인회 이사장은 “강 회장이 마치 앞으로 한인회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누나인 이희경씨가 한인회장에 출마한다는데 기반 닦는데 그치지 말고 2년 연임해 마무리 지어달라”고 요구했다. 손 회장은 그러면서 “한인회가 후원금을 앞서 거둬들이는 바람에 단체들이 자체행사를 위해 동포사회에 후원요청을 하면 벽에 부딪히고 있다”며 “한인회가 새끼 잡아먹는 꼴”이라는 거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또 “비영리 단체를 갖고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직능단체를 한인회 산하로 들어와 활동하게 하려면 예산을 고루 분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예총행사 때 대관료를 모두 한인회가 부담해 주지 않으면 턱도 없는 발상”이라고 했다.
이날 단체장과의 대화 자리에는 어스틴 노인회장과 어코니합창단 단장, 어스틴 부동산 협회 회장, 재미과학기술자 어스틴 지회장, 어스틴 예술문화 총 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초청대상 단체 가운데 UT 어스틴 한인학부 학생회, 어스틴 한인족구회, 어스틴 한인축구회, 해병대, 어스틴 한인골프회 등 대부분 단체장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모임에 불참한 해병대 김득준 회장은 “임기 만료되는 마당에 강 회장이 단체장과의 대화를 갖자고 초청한 발상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넌센스 같아 초청을 무시했다”며 “직능단체에 후원금 한푼 안 주면서 한인회에 들어와 함께 활동하자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철승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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