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잘못된 인식 바꿔야 … 현금 쪼개 입금했다가 계좌 동결·형사처벌

미주 한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흔히 통용되는 “1만달러 안 넘게 나눠 넣으면 괜찮다”는 인식이 오히려 형사처벌과 계좌 동결로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현금을 여러 차례에 걸쳐 9,000달러, 5,000달러씩 나눠 입금하는 이른바 ‘분산 입금(structuring·구조화)’은 자금 출처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연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 1만달러 보고 규정, 문제는 회피 시도
연방법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1만달러를 초과하는 현금 입·출금 거래에 대해 통화거래보고서(CTR·Currency Transaction Report)를 작성해 연방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국(FinCEN)에 제출해야 한다. 마약 자금 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을 추적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거래자 이름과 계좌 정보, 거래 금액 등이 담긴다. 전문가들은 합법적인 사업 소득이나 부동산 계약금 등 정당한 목적의 거래라면 CTR이 제출돼도 단순 기록 절차로 끝난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이 기준을 피하려는 시도다. 1만달러를 한 번에 입금하지 않고 며칠에 걸쳐 5,000달러씩 나눠 넣는 방식은 구조화로 간주돼 은행이 별도로 의심거래보고서(SAR·Suspicious Activity Report)를 제출하게 된다. CTR과 달리 SAR은 연방 수사기관에 즉시 통보되는 만큼, 오히려 더 큰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 출처 떳떳해도 쪼개면 처벌
특히 자금 출처가 정당하더라도 회피 목적의 분산 입금 행위 자체가 독립된 범죄로 규정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적발될 경우 계좌가 즉시 동결되고 예금 전액이 연방정부에 몰수될 수 있으며, 혐의가 입증되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오픈뱅크 티파니 김 지점장은 실제 창구에서도 이 같은 사례를 자주 접한다고 전했다 “일부 현금 거래가 많은 업종의 고객들이 ‘혹시 신고될까 봐’ 며칠에 나눠 입금하시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그러나 이런 방식은 오히려 은행 시스템에서 더 쉽게 포착돼 의심거래로 분류되고, 결과적으로 계좌 동결 등 더 큰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이어 “정당한 사업 소득이라면 굳이 나눠서 넣을 이유가 없다”며 “1만달러가 넘더라도 한 번에 입금하고 정식 CTR 절차를 거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창구 직원이 자금 용도를 묻는 경우에 대해서는 “의심해서가 아니라 연방법 준수를 위한 절차인 만큼 사실대로 설명해 주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 자영업자 안전 수칙
이와 관련해 현금 거래가 많은 비즈니스를 운영 중인 안 모 대표는 “수년 전 입금을 하면서 1만불을 안 넘기려고 몇차례에 걸쳐 나눠서 현금을 입금하는 방식을 취했었는데 어느날 은행에서 아무 설명없이 갑자기 거래정지를 시켜서 타은행으로 거래를 옮긴 적이 있다”고 밝히고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들어온 돈을 그 당시에는 신고된다는 것이 두려워 편법을 쓰다가 괜한 불이익을 당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금 거래가 많은 자영업자일수록 매출 장부와 세금 신고 내역을 꼼꼼히 남겨두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조언한다. “나눠서 넣으면 걸리지 않는다”는 주변의 근거 없는 조언은 경계해야 한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