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차장 저깅 범죄’ 발생 … 차에 타면 바로 문부터 잠가야

최근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절도 사건이 연이어 발생, 한인 사회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3일과 24일 동일범으로 보이는 일당이 대낮에 두 곳의 한인마트 주차장에서 장을 보고 나와 출발하려는 한인 여성의 차량 조수석 문을 열고 조수석에 놓인 핸드백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주차된 빈 차량을 뒤져 물건을 훔치는 일반적인 차량털이와 달리 피해자가 차량 안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발생했다. 범인이 피해자의 움직임을 미리 관찰한 뒤 가장 경계심이 느슨해지는 순간을 노렸다는 점에서 한인사회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가방 내려놓자 조수석 문이 열렸다
피해자 신모 씨는 지난 7월 23일 목요일 오전 11시 30분께 한인마트에서 장을 본 뒤 주차된 차량으로 돌아왔다.
신 씨는 아버지에게 가져다드릴 초밥과 수박 등을 구입해 차량에 실었다. 카트를 반납하고 운전석에 앉은 뒤 손에 들고 있던 작은 핸드백을 조수석에 내려놓았다.
바로 그 순간 한 남성이 조수석 문을 열고 차 안으로 손을 뻗었다.
“운전석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조수석 문이 열렸어요. 갑자기 얼굴과 손이 차 안으로 들어오더니 가방을 가져갔습니다. 너무 순식간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불과 4~5초만에 범인은 가방을 훔쳐 바로 앞에 기다리던 차량에 올라탄 뒤 곧바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신 씨는 달아나는 차량을 뛰어서 뒤쫓으며 번호판을 확인했고, 911 신고 과정과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차량 번호와 특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용의 차량은 밝은 크림색 계열의 해치백 형태였던 것으로 기억했다.
◈ “짐 싣는 동안 계속 지켜본 것 같다”
신 씨는 범인들이 우연히 조수석에 놓인 가방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쇼핑을 마치고 차량에 돌아올 때부터 행동을 관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 씨에 따르면 자신이 차량에 짐을 싣고 카트를 반납하는 동안 수상한 차량이 주변에서 움직였다. 해당 차량은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신 씨가 운전석에 앉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조수석 문을 열고 조수석에 놓인 가방을 훔쳐 도주한 것이다.
“제가 짐을 싣고 카트를 갖다 놓는 동안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차에 타고 가방을 조수석에 놓는 순간을 정확하게 노렸습니다.”
◈ 훔친 카드로 곧바로 잇단 결제
도난당한 가방 안에는 휴대전화와 운전면허증을 비롯한 신분증, 수표책, 현금, 본인과 가족 명의의 신용카드 여러 장이 들어 있었다.
현금은 160여달러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했지만, 정확한 액수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신 씨는 말했다.
가방 자체는 고가의 명품이 아니었지만, 금융카드와 신분증, 수표책, 휴대전화가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피해는 빠르게 커졌다.
범인들은 사건 직후 스포츠용품점 등을 포함한 여러 상점에서 도난당한 카드를 사용하거나 결제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씨에 따르면 770달러와 1,000달러, 500달러, 200달러 등 2천달러 정도의 결제 내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휴대전화까지 없어져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카드회사 전화번호를 확인하기도 어려웠고, 여러 장의 카드를 하나씩 정지시키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 “집 주소까지 노출돼 무섭다”
사건 이후 신 씨가 겪는 피해는 금전적인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
가방 안에 운전면허증과 수표책 등이 들어 있어 범인들이 자신의 이름과 주소, 금융정보를 알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신 씨는 집 주변에 낯선 차량이 서 있거나 모르는 사람이 차 안에 앉아 있는 모습만 봐도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혼자 외출하는 것도 부담스러워 최근에는 딸과 함께 상점에 가고 있다.
“범인들이 잡혔다는 말을 들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 집 주소와 개인정보를 모두 가져갔다고 생각하니 계속 무섭습니다.”
◈ 경찰 “범죄자는 ‘기회’를 찾습니다”
달라스 경찰국 김재욱 선임 경관(Sr. Cpl.)은 이번 사건은 결코 우연한 범행이 아니라 범죄자들이 피해자의 행동을 관찰한 뒤 가장 방심하는 순간을 노린 전형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경관은 차량털이(Burglary of Motor Vehicle)와 이른바 ‘저깅(Jugging)’ 범죄를 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피해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지갑이나 가방, 노트북 같은 귀중품을 차량 안에서 보이는 곳에 두는 것입니다. 범죄자들은 주차장을 돌아다니며 이런 차량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쇼핑을 마친 뒤 주차장에 오래 머무르면서 스스로를 범죄자들에게 노출하는 경우도 많다”며 “주변을 살피지 않아 누군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많은 현금을 공개적으로 꺼내 보이는 행동도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을 본 뒤 트렁크를 열어 짐을 싣고 카트를 반납하거나 차량에 앉아 휴대전화와 영수증을 정리하는 몇 초의 시간이 범죄자들에게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경관은 “범죄자들은 특정 사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방심한 사람, 범행하기 쉬운 대상을 찾는다”며 “평소 작은 습관 하나가 범죄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 ‘저깅(Jugging)’ 범죄도 증가
김 경관은 또 최근 북텍사스에서 저깅 범죄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저깅은 범죄자가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고가의 물건을 구매한 사람을 몰래 뒤따른 뒤 차량이나 목적지에서 현금과 귀중품을 훔치는 수법이다.
피해자는 자신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김 경관은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했다면 다른 곳을 들르지 말고 곧바로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 좋으며, 누군가 계속 따라오는 것 같다고 느껴질 경우에는 집으로 가지 말고 가까운 경찰서나 사람이 많은 밝은 장소로 이동한 뒤 911에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 “가장 먼저 자동차 문부터 잠그세요”
김 경관은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켜도 상당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량에 탑승하면 가장 먼저 모든 문을 잠그고, 귀중품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보관하거나 가능하면 차량 안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귀중품을 트렁크에 보관해야 한다면 주차장에 도착한 뒤 넣기보다 출발하기 전에 미리 넣어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주차는 가능한 한 밝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을 이용하고,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는 주변을 한 번 살펴본 뒤 즉시 문을 잠그고 출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재욱 선임 경관은 이번 사건들이 특정 마트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라고 거듭 강조했다.
“설마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범죄자들은 특정 사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범행하기 쉬운 기회를 찾습니다. 평소 주변을 조금 더 살피고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범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어 “달라스 경찰국도 앞으로 한인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더욱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