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용품 가격 7.7% 상승…점심 도시락 재료까지 오르며 학부모 부담 가중
새 학기를 앞두고 미국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연필과 공책, 가위 등 기본 학용품은 물론 도시락 가방과 점심 재료까지 대부분의 품목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개학 준비 비용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그라운드워크 컬래버러티(Groundwork Collaborative)와 센추리재단(The Century Foundation)이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구입하는 학용품 21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올해 학용품 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7.7% 상승했다. 이에 따라 가정당 평균 학용품 구입 비용은 173.45달러로 집계됐다. 점심 도시락 재료까지 포함하면 한 가정이 1년 동안 학용품과 급식 준비에 지출하는 비용은 약 4천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품목은 도시락 가방으로 지난해보다 27% 올랐다. 공책과 노트용지, 휴지, 인덱스카드는 약 20%, 가위는 14% 상승했으며, 마커와 풀은 8%가량 올랐다. 헤드폰과 바인더, 크레용, 색연필, 연필 등도 5~7%의 가격 인상률을 기록했다.
도시락 재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블루베리 가격은 지난해보다 48% 급등했고, 식빵은 22%, 사과주스는 20%, 오렌지는 17% 상승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 물류비 증가를 지목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블루베리의 상당량은 수입에 의존하는데, 관세 여파로 수입 물량이 줄어든 데다 국내 생산 역시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 상승으로 농기계 비용이 증가하면서 생산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연필과 크레용 등 많은 학용품도 중국과 브라질, 멕시코, 인도 등 해외에서 생산돼 운송비 상승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이 운송비뿐 아니라 농업 생산과 플라스틱 포장 비용까지 끌어올리면서 식품과 생활용품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필요한 물품을 줄이기 어려워 체감 부담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용평가사 크레딧카르마(Credit Karma)의 조사에서는 학부모의 절반가량이 올해 개학 준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는 2024년 34%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부모 5명 가운데 1명이 다른 가정의 소비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 축소도 가계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프로그램(SNAP) 수혜 대상에서 400만 명 이상이 제외됐으며, 이 가운데 약 150만 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많은 가정이 지역사회에서 열리는 백팩 나눔 행사나 학용품 지원 프로그램을 찾거나 여름방학 동안 추가로 일을 하며 개학 비용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생활비 상승이 단순히 학용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가계 전반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물가와 교육비 부담이 앞으로도 미국 가정의 중요한 경제적 과제로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