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개방 기대에 투자심리 회복…이번 주 美 고용지표가 다음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 공격 계획을 전격 보류하고 양국 간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즉각 안도 랠리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6~7% 급락했고,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6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일제히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로부터 공격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협상의 큰 틀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개방과 이란 핵 위협 해소가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4일 재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국제유가 7% 가까이 급락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낮아지고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7% 이상 하락한 배럴당 78.59달러까지 떨어졌고, 브렌트유도 약 6% 내린 83.03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유가는 미국의 추가 대이란 군사행동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를 반영하며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빠르게 해소되는 모습이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도 일부 완화시키며 미국 국채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약 0.07%포인트 하락한 4.67% 수준으로 내려갔다.
■ 뉴욕증시 “안도 랠리”
유가 급락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는 뉴욕증시 상승으로 이어졌다.
8월 첫 거래일인 3일(미 동부시간) 장중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649포인트(1.2%) 상승했고, S&P500은 0.8%, 나스닥 종합지수는 1.0% 올랐다.
특히 메타(Meta)가 6% 이상 급등하는 등 대형 기술주와 소프트웨어 종목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시장은 군사 충돌 위험이 줄어든 데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이란 “심리전일 뿐…위협은 실제”
하지만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세예드 마지드 이븐 알레자 이란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국영매체를 통해 “적의 최근 발언은 심리전과 인지전의 일부일 수 있지만 모든 위협을 실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계열인 파르스(Fars)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희망사항(wish list)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일축했다.
시장에서도 협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바이털 놀리지(Vital Knowledge)의 애덤 크리사풀리 대표는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을 이전에도 봤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분쟁이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 이번 주 고용지표에 시장 관심 집중
지정학적 불안이 다소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시 미국 경제지표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 노동시장 관련 주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며, 특히 8일 발표되는 7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Nonfarm Payrolls)가 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지난달 8만7,5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4.2%에서 4.3%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면 미국 경제의 견조함이 확인되는 대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부진할 경우 경기 둔화 우려는 커질 수 있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 협상 진전 여부와 미국 고용지표라는 두 가지 변수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