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 30개 주 95만명 이상에 지급 시작 … 텍사스 대상자 전국 최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케어 가입자들에게 1인당 500달러의 환급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대상은 텍사스를 포함한 30개 주의 95만 명 이상이다. 텍사스에서만 13만9000명이 받아 가장 많다.
CNBC에 따르면 연방 재무부는 9월 30일부터 환급금을 수표나 계좌 입금 방식으로 보내고 있다. 한 가정에 해당자가 여러 명이면 500달러를 사람 수만큼 받는다. 텍사스 다음으로는 플로리다(12만7900명)의 수령자가 많다. 백악관은 이달 초 10월부터 환급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오바마케어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ACA)의 별칭이다. 직장 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 거래소에서 개인 보험을 사도록 한 제도로, 소득에 따라 보험료 보조금을 준다.
환급금은 주로 연방 빈곤선의 4배가 넘는 소득을 올리는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1인 가구 기준 연소득 약 6만3000달러, 4인 가족 기준 약 12만9000달러를 넘는 경우다. 행정부 관계자는 빈곤선의 1~4배 소득 구간에서도 일부가 환급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고소득 가입자가 주 대상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보험료를 낮춰주던 추가 보조금이 2025년 말 끝나면서 연방 지원을 완전히 잃었다. 민주당이 보조금 연장을 추진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에서 막혔고, 수백만 가구의 보험료가 급등했다.
환급 대상 30개 주는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보험 거래소(HealthCare.gov)를 쓰는 곳이다. 나머지 주는 자체 거래소를 운영하는데, 보건정책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체로 민주당이 주정부를 이끄는 곳이다.
행정부는 환급금의 재원이 바이든 정부 시절 과다하게 걷힌 ‘사용료’라고 설명했다. 연방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오바마케어 거래소에 참여하는 보험사들로부터 거래소 운영비 명목의 사용료를 받는다. 백악관은 이 사용료가 보험료에 얹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령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9월 30일자 편지도 받는다. 편지는 10월 1일부터 발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수년 동안 HealthCare.gov 운영비를 대느라 여러분에게 돈을 더 받아 갔다”고 적었다. 이번 조치가 의료비를 낮추고 국민이 힘들게 번 돈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잘못된 제도에 돈을 내 온 가입자들이 마침내 일부를 돌려받게 됐다는 것이다.
비판도 나온다. 보건정책 전문가들은 500달러로는 오른 보험료를 메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추가 보조금을 받던 가입자 상당수는 보험료가 1년에 수천 달러씩 올랐기 때문이다.
조너선 오벌랜더(Jonathan Oberlander)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캠퍼스 보건정책·정치학 교수는 이번 조치를 높아진 의료비에서 관심을 돌리려는 ‘피해 수습용’으로 봤다. 그는 “보건 정책이라기보다 2026년 의회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권자에게 직접 돈을 주겠다는 약속으로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을 이어가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는 또 사용료가 바이든 정부 시절 해마다 오르내렸고, 트럼프 1기 때보다 낮았던 해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시점도 눈길을 끈다. 환급은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시작됐다. 전국 여론조사와 경합 지역 조사에서 공화당은 민주당에 뒤지고 있다. 고물가와 금리 상승 속에 생활비 부담은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란 전쟁으로 휘발유와 에너지 가격이 올랐고, 국채 금리 급등으로 모기지와 자동차 대출 금리도 뛰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