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팬들이 몰려든 달라스, 그리고 끝까지 응원을 멈추지 않은 한인 커뮤니티

달라스의 대형 스포츠펍 ‘TEXAS Live!’. 다른 조 경기 결과에 한국 대표팀의 운명이 갈리는 순간, 기자는 화면 속 전광판 숫자 하나에 마음을 졸였다.
결과는 끝내 탈락이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달라스 거리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짐을 쌌지만, 전 세계에서 몰려든 팬들로 달라스는 대회 중반까지 그 어느 도시보다 뜨거운 축제의 현장이 되고 있었다.
◈ 황금세대는 왜 무너졌나
이보다 좋은 조건이 또 있었을까.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일본·이란·호주·사우디를 모두 피해 사상 최초로 본선 2번 시드를 확보했고, 손흥민·이강인·김민재·황인범·이재성 등 유럽 빅리그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합류한 역대 최강의 스쿼드를 꾸렸다.
같은 조의 체코가 5,600km 이상을 이동해야 했던 반면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보다도 짧은 637km만 이동하는 동선을 배정받았고, 1차전 상대 체코는 이동과 적응에 난항을 겪었다. 무엇보다 비기기만 해도 32강 직행이 확정되는 유리한 최종전 구도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멕시코전에서는 전반 30분까지 준비된 모습을 보였음에도 상대의 전술 변화에 대응할 카드가 없었고, 남아공전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미스터리한 결정을 내리며 결정적인 흐름을 내줬다.
폭스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프랑스의 전설 티에리 앙리는 패배 직후 이 결정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 일침했고, 한국이 “막연한 희망”에 의존하는 팀처럼 보였다고 평했다.
홍명보 감독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책임은 모두 감독에게 있다”며 자진 사퇴를 발표했지만, 황금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일 수 있는 무대를 이미 이렇게 흘려 보낸 것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
◈ 달라스, 전 세계가 모여드는 여름
한국 대표팀의 탈락과 별개로, 본지가 현지에서 지켜본 달라스는 대회 중반까지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AT&T 스타디움은 월드컵 기간 ‘달라스 스타디움’이라는 임시 명칭으로 불리며 약 3억5천만 달러를 들여 천연 잔디로 교체하는 개보수를 거쳤고, 16개 개최 도시 중 가장 많은 9경기(조별리그 5경기, 32강 2경기, 16강 1경기, 4강 1경기)를 소화하는 핵심 도시가 됐다. 잉글랜드-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의 두 차례 경기 등 대형 매치업이 잇따르며 전 세계 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는 또 다른 흥행 포인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 네덜란드, 영국 등 각국에서 온 원정 팬들이 텍사스 특유의 환대 문화를 경험하며 소셜미디어에 후기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텍사스를 대표하는 초대형 편의점 체인 ‘버키스(Buc-ee’s)’는 끝없이 이어지는 매장과 신선한 브리스킷 바비큐 샌드위치, 깨끗하고 넓은 화장실로 외국 팬들의 발길을 끌며 이번 대회의 숨은 화제 장소로 떠올랐다.
달라스의 딥 엘럼(Deep Ellum) 일대에 몰린 바비큐 전문점과 수제 맥주 양조장, 타코 전문점들 역시 경기 못지않은 또 하나의 ‘월드컵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 달라스 한인 커뮤니티의 응원, 그리고 남은 아쉬움

10만 명이 넘는 한인이 거주하는 달라스-포트워스 지역에서도 월드컵 기간 한인 커뮤니티와 상권은 모처럼의 활기를 띠었다.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한인타운 식당과 술집마다 붉은 악마 응원복을 입은 동포들이 모여 단체 응원전을 펼쳤다. 그렇기에 남아공전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그 밤, 달라스 곳곳의 응원 현장에 감돌았던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비기기만 해도 진출이 확정되는 경기를 놓친 허탈함과 함께,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다독임의 말도 적지 않았다.
◈ 본지의 다음 취재 계획
대표팀은 짐을 쌌지만,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다.
텍사스 한인 미디어로는 유일하게 FIFA 공식 크레덴셜(취재증)을 받은 본지는 달라스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32강, 16강, 준결승까지 잔여 일정을 현지에서 계속 취재해 코리아타운뉴스와 DK NET 라디오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보다 빠른 현장 영상은 DK NET 스포츠 유튜브 채널(@dknetsport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진언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