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스 연준 설문…연료비·알루미늄 급등, 여름엔 갤런당 4.50달러 경고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약 두 달, 텍사스 기업 절반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Dallas Fed)이 이번 주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1%가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16%가 “상당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부정적 영향을 받은 기업 중 69%는 연료비 상승을, 54%는 불확실성을, 43%는 고객 수요 및 소비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공급망 차질과 배송 지연을 언급한 기업도 있었다.
이번 설문은 제조업·서비스업 경영진 143명을 대상으로 4월 14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다. 서비스업 경영진이 제조업보다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호소했다. 응답자의 34%는 아직 영향은 없지만 전쟁이 계속될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고 했고, 12%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6%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유가 상승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다. 설문이 진행된 지난달 중순 텍사스의 평균 주유 가격(전 등급)은 갤런당 약 3.75달러였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말 2.71달러, 전쟁 직전인 올해 2월 말 2.57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두 달 새 1달러 이상 뛰었다. 이번 주 들어 3.70달러로 소폭 내렸지만,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통항 차질이 몇 주만 더 이어져도 이번 여름 텍사스 유가가 갤런당 4.50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9일 기준 전국 평균 레귤러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8달러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도 구체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금속 제조업체 한 경영진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의 역내 알루미늄 제련소 폭격이 겹치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했다고 밝혔다. 식음료 업체 경영진은 전쟁이 지속될 경우 납품업체들이 추가 비용을 전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차원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어빙(Irving)에 본사를 둔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의 넬슨 우르다네타(Nelson Urdaneta)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하반기 내내 배럴당 100달러 유가가 유지될 경우 원자재 비용이 1억 5,000만~1억 7,000만 달러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킴벌리-클라크는 하기스(Huggies), 클리넥스(Kleenex), 스콧(Scott)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소비재 기업이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Brent Crude)는 지난달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최고 118달러까지 치솟았으며, 29일 기준 105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일부 업종은 수혜를 보고 있다. 기계 설비 업체 한 경영진은 고유가로 석유 기업들의 가동이 늘면서 자사 서비스 수요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부정적인 영향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음에도 서비스업과 제조업 모두 4월에는 일부 성장세를 이어갔다. 달라스 연준 설문에서 매출 증가를 보고한 서비스업 경영진이 감소를 보고한 경영진보다 많았고, 제조업에서도 생산과 출하가 늘었다. 다만 고용 지표는 제조업·서비스업 모두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달라스 연준의 루이스 토레스(Luis Torres)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채용도 해고도 적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텍사스 가계와 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연료비 상승은 물류·식품·소비재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올여름 장보기 물가와 주유소 영수증이 동시에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