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적 풍경과 마음의 풍경 어우러진 ‘그렇습니까? 애벌렙니다’로 수상
2026년 황순원 디카시 작품 공모에서 박인애 작가가 ‘그렇습니까? 애벌렙니다’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박 작가의 작품은 수북이 쌓인 화물 더미를 하루 종일 짐에 치여 기어다니는 ‘애벌레’의 삶에 빗댄 작품이다. 심사위원단은 “의표를 찌르는 유쾌한 시적 해방감을 선사한다”며 “내일을 향해 다시 충전하는 지친 애벌레의 모습이 현대인의 일상까지 불러 깨운다”고 평했다.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한 찰나의 사진과 짧은 시적 문장이 결합한 장르다. 눈앞의 실제 풍경과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의 풍경이 서로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긴장과 여운이 이 장르의 예술적 완성도를 좌우한다는 평가다. 마음의 풍경이 실제 풍경을 단순히 설명하거나 해석하는 데 그치면 그 미적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심사위원단의 설명이다. 박씨의 작품은 쌓인 짐이라는 사실적 풍경과 애벌레라는 은유적 발견이 절묘하게 맞물린 사례로 꼽혔다.
올해 공모에는 1010편이 접수됐다. 심사위원단은 응모작이 많아진 데서 디카시의 대중적 인기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신경자씨의 ‘길은 있다’에 돌아갔다. 나무의 생장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육중한 바위가 실은 나무를 지탱해주는 존재였다는 인식의 전환을 담은 작품으로, 심사위원단은 “벼락같은 새로운 발견이자 언어”라고 평했다.
예심은 박윤배·김영빈 시인이, 본심은 홍용희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최현준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