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우려 완화에 브렌트유 89달러대로…중국 “일방적 제재 반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 수단을 군사 공격보다 경제 제재에 집중하면서 중동에서 전쟁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됐다. 이에 국제유가는 25일 3% 넘게 하락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3.2% 떨어진 배럴당 89.2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3.3% 하락한 배럴당 82.21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주 들어 국제유가는 5% 이상 떨어졌다.
유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대이란 전략 변화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계속 거래하는 기업과 국가를 겨냥한 새로운 제재 조치를 내놓으며 군사적 압박 대신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대이란 경제 압박을 ‘경제적 디데이(Economic D-Day)’라고 표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를 “역대 최대 규모의 금융 공세”라고 평가하면서 최대 수준의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동안에는 대규모 군사 충돌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에서 철수했던 미국 외교관들의 복귀 움직임도 시장의 긴장을 낮췄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대피시켰던 외교관들을 중동 지역 공관으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당장 전면전 재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군사적 선택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란이 미군을 위협할 경우 추가 군사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주변에서 필요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란도 미국의 추가 제재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알리 마다니자데 이란 경제장관은 국영방송을 통해 정부가 추가 제재에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며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2개년 계획과 자체 대응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까지 겨냥하나…제재 실효성의 핵심 변수
향후 국제유가의 중요한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 상대국 가운데 하나이자 이란산 원유의 핵심 구매국이다.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이란산 원유를 계속 구매하는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중국이 국제법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근거로 하지 않은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며 자국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란과의 정상적인 경제 협력이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투자은행 BBH의 전략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를 결정적인 타격보다는 ‘경고 사격’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 범위를 확대했지만 이란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들에 즉각적인 2차 제재를 가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직접 겨냥할 경우 중국의 주요 은행과 정유회사까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과 중국의 보복을 초래하고 미중 관계를 다시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결국 원유 시장은 당분간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지,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를 실제로 제재할지,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질지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