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틀 · 벽 모서리에 부딪혀 이음새 부러지는 경우 흔해 … 미리 분해하기
이사는 짐을 옮기는 일 자체도 손이 많이 가지만, 정작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아끼던 가구가 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조립된 상태 그대로 옮기다가 문틀이나 벽 모서리, 계단 난간에 부딪혀 다리나 이음새가 부러지는 일이 흔하게 벌어진다.
전문가들은 이사 전 가구를 미리 분해해두는 것이 파손을 막는 가장 확실하고 단순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몇 시간의 수고를 들이는 것이 새 가구를 사는 비용보다 훨씬 적게 든다는 이야기다. 이사를 앞두고 미리 요령을 알아두면 바쁜 일정 속에서도 가구 파손을 훨씬 줄일 수 있고 이사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
■ 분해하지 않으면 왜 더 위험한가
조립된 가구를 통째로 옮기면 부딪히는 충격이 다리나 팔걸이, 이음새처럼 구조적으로 약한 부분에 그대로 전달된다. 이런 부위는 단 한 번의 충격만으로도 금이 가거나 아예 부러질 수 있고, 한번 손상되면 원래 모습대로 고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미리 분해해두면 부피가 크게 줄어 트럭에 싣기 쉬워지고, 좁은 복도나 계단, 문틀을 지날 때도 훨씬 수월해진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무거운 가구를 드는 과정에서 방향을 틀거나 급하게 움직이다 벽이나 문틀에 긁히는 일도 잦은데, 분해된 가구는 이런 위험 자체가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분해에 들이는 약간의 시간이 나중의 수리 비용과 스트레스를 크게 덜어준다고 조언한다.
■ 미리 분해해두면 좋은 가구
침대 프레임과 헤드보드는 연결 부위가 많아 옮기는 도중 나사가 흔들리거나 헐거워지기 쉬운데, 다행히 구조가 단순해 분해가 크게 어렵지 않은 편이다. 식탁은 다리 부분이 문틀이나 다른 짐에 걸리면 그대로 부러지는 경우가 많아 다리를 미리 빼두는 것이 안전하다. 서랍장이나 장롱은 서랍을 따로 빼두면 무게가 크게 줄어 옮기는 사람의 부담도 줄고 이동 중 서랍이 튀어나올 위험도 없앨 수 있다.
소파나 세트형 가구는 부피가 커서 방향을 틀며 옮기기가 까다롭고, 문틀이나 벽에 스치면서 천이 찢어지거나 표면이 긁히는 일이 잦다. 거울이나 유리 상판이 있는 테이블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유리를 따로 떼어내 이사용 담요로 감싼 뒤 랩으로 고정하고 모서리 부분은 별도로 두껍게 보강하는 것이 좋다.
키가 큰 장식장이나 책장 같은 가구는 무게 중심이 위로 쏠려 있어 이동 중 넘어지기 쉬우므로, 분해한 뒤 트럭 안에서 끈으로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특히 책이나 그릇처럼 무거운 내용물을 채운 채로 옮기면 무게가 훨씬 늘어나 파손 위험이 커지므로, 내용물을 먼저 비우고 가구만 따로 옮기는 것이 안전하다.
■ 분해할 때 주의할 점
작은 테이블이나 침대 프레임처럼 구조가 단순한 가구는 공구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도 직접 분해해볼 만하다. 나사 위치와 순서만 사진으로 기록해두면 조립할 때도 어렵지 않게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무겁거나 값비싼 가구, 부품이 많고 구조가 복잡한 가구는 전문 업체에 맡기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가구를 상하지 않게 분해하는 것 못지않게 다시 제대로 조립하는 것도 상당한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한다. 잘못 재조립된 가구는 이음새가 어긋나면서 이사 과정에서 생긴 손상만큼이나 가구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특히 서랍이 잘 맞물리지 않는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재조립 후에는 문과 서랍이 매끄럽게 여닫히는지 한 번씩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 분해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
모든 가구를 다 분해할 필요는 없다. 오래된 골동품이나 대를 물려받은 가구는 이음새 자체가 세월이 지나며 약해진 경우가 많아, 억지로 분해했다가 오히려 더 크게 상할 수 있다.
저렴한 합판 소재 가구도 마찬가지로, 한 번 분해하면 나사 구멍이 헐거워져 다시 조립했을 때 처음처럼 견고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가구는 분해 대신 담요로 전체를 꼼꼼히 감싸고 랩으로 고정해 표면을 보호하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
가장 손상되기 쉬운 모서리와 가장자리를 두껍게 감싸고, 옮기는 내내 가구를 눕히지 않고 세운 상태로 유지해 무게가 고르게 분산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 이사 준비를 한결 수월하게 만드는 방법
이사용 담요와 스트레치 랩, 뽁뽁이 같은 전용 자재를 미리 준비해두면 집에 있는 이불이나 수건을 대신 쓰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가구를 보호할 수 있다. 값나가는 물건은 이사 전 미리 사진을 찍어두면 나중에 파손 여부를 확인하거나 필요할 때 증빙으로 쓰기에도 유용하다. 무거운 짐부터 트럭에 실어 무게 중심을 아래쪽에 두고 끈으로 고정해두면 이동 중 흔들림도 크게 줄어든다.
분해한 가구의 나사와 부품은 종류별로 지퍼백에 나눠 담고 해당 가구에 테이프로 붙여두면, 도착한 뒤 다시 조립할 때 부품을 찾느라 헤매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어느 가구를 어느 방에 놓을지 미리 정해 상자마다 방 이름을 적어두면, 짐을 내릴 때도 훨씬 순서 있게 움직일 수 있고 도착 첫날부터 정리가 한결 빨라진다.
가구를 안전하게 옮기는 일은 물건을 지키는 것을 넘어 옮기는 사람의 몸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크고 무거운 가구를 무리하게 혼자 들다가 허리나 손목을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미리 분해하고 하나씩 나르는 습관이 이사 전체를 한결 가볍게 만들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