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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처럼 인생도 하나씩”한인 청소년 멘토링 세미나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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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8월 14, 2026 9: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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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N·DK 파운데이션 공동 주최 …‘Built for More’ 주제로 강연부터 게임까지, 반나절의 현장을 담다

“인생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블록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다.” 지난 8일 오전 9시, 플레이노 이벤트 센터(Plano Event Center)에는 9~12학년 한인 학생 70여 명이 모여들었다.

한인전문가네트워크(KAPN)가 DK 파운데이션과 공동 주최한 제15회 ‘한인 청소년 멘토링 세미나’(Youth Empowerment Seminar, YES)의 현장이었다. 올해 주제는 ‘더 큰 것을 위해 지어졌다’는 뜻의 ‘Built for More’였다. 도광헌 주달라스출장소장은 서면 인사말에서 “더 큰 것을 받기 전에 먼저 그것을 담을 그릇을 준비해야 한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행사는 공동 주최 기관인 DK 파운데이션의 김진언 사무국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그는 DK 파운데이션의 장학 사업인 ‘더 키움 OTA 월드 장학금’과 ‘더 키움 OTA 월드 한글사랑 문화제’를 소개하며, KAPN과 함께 한인 2세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재단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클로이 김, 케이시 송 두 학생 인턴이 MC를 맡아 하이파이브 아이스브레이커로 분위기를 풀었다. 3년 전 참가자로 이 세미나를 처음 접했다는 케이시 송 인턴은 “그때 배운 것들이 지금도 남아 이 자리로 돌아오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 테이블에 7명씩, 총 10개 테이블에 나눠 앉은 학생들은 코너가 바뀔 때마다 같은 테이블 안에서 줄을 바꿔가며 자리를 옮겼다. 늘어질 틈 없이 집중력을 환기하려는 장치였다.

■ 인생은 레고 블록을 쌓아가는 것

영 오 이사장이 학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는 모습.
체이스 박 KAPN 이사가 강연하고 있다.

오전 강연의 주인공은 영 오 KAPN 이사장과 체이스 박 KAPN 이사(DK 파운데이션 자문위원)였다. 원래는 도나 리 변호사가 연사로 예정돼 있었으나 가족 응급상황으로 불참하면서, 이들이 대신 무대에 섰다.

시어테크 솔루션스(Seertech Solutions)에 재직 중인 영 오 이사장은 1987년 일곱 살 나이에 부모를 따라 텍사스 어빙으로 이민 온 이야기로 강연을 열었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 채 처음 등교한 날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속옷이 젖을 정도였다는 일화를 웃음 섞인 목소리로 전했다.

고교 시절 목표했던 라이스대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는 “가슴이 땅에 떨어진 것 같았다”고 회상했고, 마이크 없이 학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질문을 던지는 등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했다.

그는 레고 블록을 인생에 빗대며 “지금 내 나이가 50에 가깝지만 아직도 맞춰지지 않은 블록들이 있다”며 “인생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경험, 호기심, 목적이라는 블록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인사(HR), 부동산, 사업 등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왔다며, 직업이 아닌 ‘어떤 영향을 세상에 남기고 싶은가’를 고민하라고 당부했다. 학생들에게 자신을 만든 세 가지 경험, 호기심을 느끼는 세 가지, 풀고 싶은 문제 하나를 적어보게 하는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체이스 박 이사도 레고 비유를 이어갔다. “성취는 매번 다음 시작을 열 뿐”이라며,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순간에도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 계속 정진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기타를 잘 치든 풋볼을 잘하든, 재능 하나만 있으면 인생이 풀릴 거라 다들 생각한다”며 “재능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만, 사람들의 신뢰를 지키는 건 인성”이라고 강조했다.

Carroll ISD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매년 1억 2000만 달러의 학군 예산을 책임진다고 밝힌 그는, 최근 공금을 유용한 직원을 조사해 퇴출시킨 사례를 들며 “정직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ROTC 시절 교우 관계를 잘못 맺은 탓에 리더십 평가 캠프 참가가 무산될 뻔한 경험도 솔직히 털어놓으며, “누구와 어울리느냐가 곧 자신의 습관을 만든다”고 당부했다.

그는 강연을 “친구를 잘 골라라, 이름을 지켜라, 다음 것에 도전하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라”는 네 마디로 정리했고, 이후 한 학생은 그에게 따로 찾아와 군 입대에 관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 선배들의 생생한 조언, 학생 패널

크리스틴 한(왼쪽부터), 이샤 나기레디, 이사벨 정 패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전 강연이 끝난 뒤에는 무대 위에 마련된 의자에 크리스틴 한, 이샤 나기레디, 이사벨 정 세 명의 대학생 패널이 나란히 앉았고, 허드슨 문 학생 인턴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대입 서류에서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이사벨 정은 에세이와 교사 추천서를 꼽으며 “저학년 때부터 일기를 써두면 정작 에세이를 쓸 때 기억이 훨씬 생생하다”고 조언했다. 이샤 나기레디는 대학 생활에 대한 조언으로 “교수님과 친해지려고 개강 첫날 20~30명이 줄을 서지만 그 한 번의 인상은 오래가지 않는다”며 “차라리 자주 이용되지 않는 오피스 아워를 꾸준히 찾아가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화학과 영어를 함께 전공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크리스틴 한이 “고교 때 가장 즐거웠던 AP 화학 수업을 떠올리며 화학을 택했고, 관심 있는 특허법을 위해 이과 배경도 필요했다”며 문학에 대한 애정도 커 영어를 함께 전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학생들은 손짓으로 마음을 맞춰보는 ‘텔레파시 게임’으로 함께 웃었고, 단체 사진 촬영 후 점심을 먹었다.

■ 각자 다른 길을 돌아, 의사가 된 부부

점심 시간이 끝난 뒤에는 부부 소아과 의사인 앤드루 유, 하이디 김 박사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하이디 김 박사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로스쿨 지원서까지 준비했다가 뒤늦게 의대로 방향을 튼 경험을, 앤드루 유 박사는 예일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뒤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 “환자와 직접 만나는 일에 대한 갈증”을 느껴 의대에 진학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첫아들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에서 한 달을 보낸 경험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강연 후 테이블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왜 소아과를 택했느냐는 질문에 하이디 김 박사는 “가족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앤드루 유 박사가 강연 후 학생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연 후에는 테이블 물건들로 8분 안에 가장 긴 줄을 만드는 ‘롱기스트 라인 챌린지’ 게임이 이어지며 학생들의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했다.

■ “화려한 길 아닌 내게 솔직한 길”

이날 마지막 강연자는 앨리슨 허 작가 겸 입시 컨설턴트였다.

앨리슨 허 작가 겸 입시 컨설턴트가 이날 마지막 강연자로 나섰다.

예일대 영문학과와 조지타운 로스쿨을 나온 그는 한국 정부 기관 인턴, 서울과 홍콩 로펌 근무, 투자은행 파견 근무를 거치며 10년 넘게 변호사로 일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실직한 뒤 시작한 학생 과외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는 “‘Built for More’는 예일대에 가고 변호사가 되는 화려한 길을 뜻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과 함께 실제 대입 공통지원서(Common App) 에세이를 직접 써보는 실습 시간을 가지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을 마친 뒤에는 아침부터 차곡차곡 모은 래플 티켓으로 경품을 나누는 시상식이 이어졌고, 폐회사를 끝으로 반나절간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학생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각자 적은 내용을 서로 나누고 있다.

KAPN은 2007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리더십 개발과 한인 전문인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대학 진학 멘토링과 전문인 네트워킹 등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는 14명의 KAPN 고교생 인턴이 마케팅부터 진행, 물류까지 직접 참여했다.

체이스 박 이사는 “학생들이 블록을 하나씩 쌓아간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미래를 그려나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선지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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