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퀴시 열풍 뒤에서 커지는 위조품 안전 사각지대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가 가방 속에서 말랑말랑한 만두 모양 장난감을 꺼내며 친구와 바꾼 것이라고 자랑한다. 다른 손에는 반짝이는 가루가 든 조금 더 희귀한 색상의 장난감도 들려 있다. 요즘 학교 주변에서는 이런 장면이 낯설지 않다. 최근 스퀴시는 어린이뿐 아니라 십 대와 성인까지 함께 즐기는 놀이 도구로 자리 잡았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희귀한 색상이나 반짝이가 든 제품을 찾는 개봉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아이들 사이에서는 장난감을 서로 바꾸고 모으는 문화까지 생겼다. 일부 매장에서는 한 사람이 하루에 살 수 있는 수량을 제한할 정도로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손끝으로 눌렀다 놓으면 천천히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는 촉감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놀이이자 소소한 위안거리이기도 하다.
이렇게 빠르게 커진 인기 뒤에는, 부모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도 함께 자라고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라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확인 없이 지나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 가짜 제품이 숨기고 있는 위험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최근 가짜 스퀴시 장난감에 대한 소비자 경고를 발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 항구에서 기준을 위반한 선적 55건을 확인했고, 그 안에 담긴 35만 5,683개의 물량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상당한 규모다. 정식 인증을 거치지 않은 이런 제품에는 납이나 프탈레이트 같은 유해 물질, 혹은 삼킬 경우 몸속에서 크게 부풀어 오르는 물놀이 비즈가 들어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난감이 연방 기준에 따라 반드시 검사와 인증을 받아야 하는 몇 안 되는 소비재 품목이며, 특히 유해 물질에 대한 기준이 다른 제품보다 엄격하다고 설명한다. 정품은 이런 절차를 모두 거쳤다는 증거를 남기지만, 가짜 제품은 그 과정 자체를 건너뛴다는 점이 근본적인 차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정식 인증 제품이라면 기준 위반 여부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제품은 애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위원회는 이번 경고에서 특정 브랜드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와 소셜미디어 판매 채널, 일부 할인 매장까지 유통 경로가 폭넓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그만큼 한 곳만 조심한다고 안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아이가 친구에게 선물로 받거나 학교 앞 문구점에서 산 물건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 전자레인지 챌린지의 위험

CPSC는 스퀴시를 일부러 가열하는 소셜미디어 챌린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주의를 당부했다. 장난감을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뜨거운 차 안, 혹은 직사광선 아래에 두면 내용물이 부풀어 오르다 터지면서 심한 화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온에서는 부드럽고 안전해 보이는 재질도 온도가 오르면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정품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스퀴시에 해당하는 주의사항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장난감을 설명서에 적힌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지도하고, 입에 넣거나 위험하게 다루는 모습이 보이면 곧바로 장난감을 치우라고 권한다. 만약 뜨거워진 장난감에 피부가 닿아 화상을 입었다면, 흐르는 찬물에 최소 20분 이상 환부를 식힌 뒤 필요하다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름철 텍사스처럼 뙤약볕이 강한 지역에서는 차 안에 두고 잠깐 외출하는 사이에도 온도가 크게 오를 수 있으니, 아이가 장난감을 차에 두고 내리지 않도록 미리 챙기는 습관도 함께 필요하다.
■ 부모가 확인해야 할 것들

제품을 고를 때는 우선 신뢰할 수 있는 판매처인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온라인 판매자나,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은 한 번 더 살펴봐야 할 신호로 여겨진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는 원하는 제품을 검색해도 결과 중에 정품이 아닌 유사 제품이 섞여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만하다.
포장에서는 제조사나 수입사 이름, 권장 연령, 안전 인증 표시 세 가지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품에는 이 정보가 빠짐없이 담겨 있지만, 가짜 제품에는 이런 표시가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의심스러운 경우 제품명이나 제조사명을 검색해 실제 리콜 이력이나 소비자 불만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난감을 산 뒤에도 강한 화학 냄새가 나거나, 손에 기름진 느낌이 남거나, 살짝 힘을 줬는데도 쉽게 찢어지는 제품이라면 사용을 멈추는 편이 안전하다. 아이가 이미 며칠째 갖고 놀던 장난감이라도 이런 신호가 하나라도 보인다면, 아깝다는 생각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해 폐기하는 편이 낫다.
평소 아이와 함께 새 장난감을 살 때 포장을 같이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 스스로도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좋아하는 걸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건, 살 때의 작은 확인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