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관세·환율·고용이 동시에 움직인 2026년 하반기, 북텍사스 한인 가정과 비즈니스가 봐야 할 숫자

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두 달 연속 내려왔다. 그런데 같은 달 임금 상승률은 3.2%였다. 넉 달째 물가가 임금을 앞서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상 ‘인플레이션 완화’와 장바구니에서 느끼는 부담이 어긋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7월 24일을 기점으로 관세 체계가 바뀌었고, 원달러 환율은 8월 19일 약 11개월 만에 1,400원 선을 내줬다. 북텍사스 한인 가정과 비즈니스가 이번 가을 챙겨야 할 지점을 정리한다.
01
물가 – 숫자는 내려왔지만 지갑은 그대로다
노동통계국(BLS)이 8월 1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3.4% 올랐다. 6월의 3.5%에서 두 달 연속 내려온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2.5%로,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연초 이란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발 물가 급등이 힘을 잃고 있다는 신호다.
문제는 체감이다. 같은 달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3.2%로, 물가 상승률 3.4%를 밑돌았다. 이런 상태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명목 소득이 올라도 실질 구매력은 매달 조금씩 깎이고 있다는 뜻이다. 물가 지표가 ‘개선’되는 국면에서도 가계가 더 팍팍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인 가정 기준으로 옮겨보면 이렇다. 자녀를 태워 학교와 학원을 오가고, 주말에 마켓과 교회를 다니는 생활 패턴에서 연료비는 여전히 1년 전보다 4분의 1가량 비싸다. 반면 마켓 장바구니의 물가 상승률은 3% 수준으로, 우려했던 만큼 유가 충격이 식료품 가격으로 번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평가다. 추석과 연말 한국 방문을 계획하는 가정이라면 항공료가 1년 새 25% 넘게 올랐다는 점을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02
고용 –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하반기 경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물가가 아니라 고용이다. 8월 7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2만 3,000개 감소했다. 시장은 8만 3,000개 증가를 예상하고 있었으므로, 방향 자체가 뒤집힌 셈이다. 지난 12개월 월평균 증가폭이 3만 4,000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상당히 낮아진 기준선마저 밑돈 결과다.
더 무거운 대목은 수정치다. 5월과 6월 수치가 합쳐서 10만 3,000개 하향 조정됐다. 5월은 12만 9,000개로 6만 6,000개가 깎였고, 6월은 5만 7,000개로 3만 7,000개가 줄었다. 그동안 봐온 봄철 고용 호조가 실제로는 그만큼 튼튼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업률이 4.1%로 오히려 내려간 점 때문에 이 보고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다만 실업률 하락의 상당 부분은 일자리가 늘어서가 아니라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면서 나타난 결과다. 경제활동참가율이 5년여 만의 최저로 떨어진 것이 그 근거다. 이민 유입이 줄면서 노동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텍사스는 어떤가
달라스 연방준비은행 집계에 따르면 달라스 지역 고용은 6월 연율 3.7% 증가했고, 3개월 평균으로는 1.8% 늘었다. 실업률은 4.3%로 텍사스 전체(4.4%)보다 낮다. 전국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달에도 북텍사스는 플러스를 유지한 셈이다. 다만 안심할 근거는 아니다. 지역 고용은 전국 흐름을 몇 개월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소매·요식·서비스업처럼 한인 자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은 전국 소비 둔화의 영향을 비교적 빨리 받는다.
03
연준 — 9월 15~16일, 인하가 아니라 ‘인상’ 여부다연방기금금리는 현재 3.50~3.75%다. 올해 초 시장은 인하를 기다렸지만, 지금 저울에 올라 있는 것은 인상 여부다. 7월 말 회의에서 연준은 동결을 택했으나 표결은 9대 3이었고, 반대한 세 명은 모두 인상을 주장했다.
그런데 8월 들어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 7월 물가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고 고용까지 약해지자 인상 기대가 눈에 띄게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9월 인상 확률은 7월 회의 직후 60% 안팎에서 8월 중순에는 3분의 1 수준까지 내려왔다. 골드만삭스는 소매 판매 둔화와 고용 시장 냉각, 물가 안정을 근거로 9월 인상이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연말까지의 인상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예측 시장에서는 여전히 찬반이 팽팽하다.
케빈 워시 의장은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반복하면서도, 회의 결과를 미리 시사하는 방식에는 거리를 둬 왔다. 시장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다.
04
관세 – 7월 24일에 규칙이 바뀌었다
한인 비즈니스에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관세에서 나왔다. 흐름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다.
2026년 2월 20일 연방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한국산 수입품에 적용되던 25% 세율이 사라졌다. 그 자리를 2월 24일부터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부과금이 대신했다. 그런데 122조는 최대 150일까지만 유지할 수 있고 연장하려면 의회 입법이 필요한 조항이다. 의회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이 조치는 7월 24일 만료됐고, 같은 날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새 관세 체계를 발동했다. 강제노동 관련 수입 규제 이행을 근거로 약 60개 경제권에 10% 또는 12.5%를 적용하는 두 단계 구조이며, 한국·일본·스위스는 12.5% 기준선이 적용되는 것으로 정리됐다.
식자재, 화장품, 미용 재료, 주류, 생활용품 등 한국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업체라면 지금 원가표를 다시 짜야 한다. 세율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다. 6개월 사이에 25% → 10% → 12.5%로 세 번 바뀐 만큼, 신규 계약에는 관세 변동에 따른 단가 조정 조항을 넣어두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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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 1,400원 선이 무너졌다
한인 가정에만 해당하는, 그러나 가장 실질적인 변화다. 원달러 환율이 8월 19일 1,397.7원에 마감하며 약 11개월 만에 1,400원 선을 내줬다.
다음 날인 20일에는 1,392.6원으로 5원 넘게 더 내려갔다. 6월 6일 1,558.78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160원 넘게 떨어진 셈이다.
직접적인 계기는 8월 19일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국채 매입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시중에 풀리는 달러가 늘어난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일제히 약세를 보였고, 유로는 두 달 반 만에, 파운드는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수출 기업들이 원화 조달을 위해 달러를 내놓는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낙폭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1,35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정세 변화에 따라 다시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경계론도 함께 나온다.
한국의 부모님께 생활비를 보내거나, 자녀 유학·학비를 송금하거나, 한국 부동산 관련 자금을 옮기는 가정이라면 같은 달러로 받는 원화가 두 달 만에 눈에 띄게 줄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자금을 들여오는 경우, 한국 계좌에 원화 자산을 두고 있는 경우, 또는 한국 방문 시 현지에서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불리한 방향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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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라는 변수 – 유가는 양날의 칼이다
전국 지표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다. 텍사스는 미국 최대 에너지 생산주이자 최대 수출주로, 전국 수출의 약 25%를 차지한다.
유가 상승은 전국 가계에는 부담이지만 텍사스 경제에는 세수와 고용 측면에서 지지 요인이 되기도 한다. 브렌트유는 8월 중순 배럴당 90달러 안팎,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4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다만 달라스 연은의 기업 서베이에 응답한 텍사스 기업들의 목소리는 조심스럽다.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공급망 차질 가능성,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반복해서 언급됐다. 원가는 계속 오르는데 정체된 시장에서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는 응답도 있었다. 달라스 연은은 올해 텍사스 고용이 1.9~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여러 역풍을 감안하면 신뢰구간의 하단에 가까울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2026년 가을 경제는 ‘나쁘지 않지만 안심할 수도 없는’ 상태다. 물가는 정점을 지났고 소비는 버티고 있지만, 임금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한 지 넉 달째이고 고용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북텍사스 한인 사회에는 여기에 두 가지 변수가 더 얹힌다. 7월 24일 바뀐 관세 체계와, 1,400원 선이 무너진 환율이다. 둘 다 전국 뉴스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지만 우리 가정과 가게의 원가표에는 곧바로 반영되는 항목이다.
예측하려 하기보다 대비하는 편이 낫다. 관세는 계약서에 조정 조항으로, 환율은 분할 송금으로, 금리는 고정 전환 검토로 관리할 수 있다. 통제할 수 없는 것과 통제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 이번 가을의 과제다.
리빙트렌트 편집팀


